케인 야박하게 대우하던 토트넘…결별 위기에 뒤늦게 주급 '파격 인상' 제안

김명석 2023. 7. 6.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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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바이에른 뮌헨 홈구장인 알리안츠 아레나로 향하는 해리 케인의 합성 사진. 사진=텔레문도 데포르테스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 사진=게티이미지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 유니폼을 입은 합성 사진.(사진=바이에른 데일리)

토트넘이 해리 케인(29)을 잡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급기야 재계약 과정에서 주급을 파격적으로 인상하는 제안까지 내놨다. 그동안 주급 등 선수단 대우에 야박하기로 소문난 토트넘이지만, 케인이 떠날 때가 되니 뒤늦게 연봉 인상안을 꺼내든 것이다. 

영국 가디언은 6일(한국시간) “토트넘이 케인에게 주당 20만 파운드(약 3억 4000만원)의 주급을 대폭 인상하는 파격적인 새 계약을 제안했다”며 “다니엘 레비 회장은 여전히 케인의 이적 불가 방침을 단호하게 내세우고 있다. 여전히 케인이 재계약할 것으로 굳게 믿고 있다”고 전했다.

토트넘과 케인의 계약은 내년 6월 만료된다. 토트넘 입장에선 케인이 계약을 연장하지 않으면, 내년여름 이적료를 받지 못한 채 계약 만료로 떠나보내야 한다. 이후 케인이 어디로 향하더라도 토트넘은 이적료 수익을 얻을 수 없다. 바이에른 뮌헨(독일)을 필두로 빅클럽들의 케인 이적설이 뜨거운 이유다.

이를 위해 토트넘은 케인과 계약을 연장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꺼내든 제안이 파격적인 수준의 주급 인상이다. 케인의 주급은 현재 20만 파운드로 팀 내 1위다. 카폴로지에 따르면 손흥민이 19만 파운드(약 3억 2000만원)로 그 뒤를 잇고 있다.

토트넘에선 1위지만, 다른 팀들과 비교하면 야박한 대우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주급 20만 파운드는 8번째에 불과하다. ‘챔피언’ 맨체스터 시티에도 이미 케인보다 더 많은 주급을 받는 선수가 6명이나 더 있다. 이밖에 첼시에선 공동 6위, 리버풀과 아스널에선 각각 3위와 공동 2위에 해당하는 주급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만 무려 3차례, EPL을 대표하는 공격수이자 EPL 통산 득점 2위(213골)를 기록 중인 토트넘의 ‘리빙 레전드’라는 점을 고려하면 그야말로 야박한 대우다. 프로 선수는 결국 돈이 가치를 좌우한다는 점에서 케인 입장에선 자존심이 퍽 상할 만한 조건이기도 했다.

해리 케인. 사진=게티이미지
해리 케인. 사진=게티이미지
해리 케인(왼쪽)과 손흥민. 사진=게티이미지

수차례 계약을 연장하는 과정에서도 결국 20만 파운드로 제한해 버린 주급 상한선은 고스란히 다른 선수들에게도 영향을 끼쳤다. 2년 전 계약을 연장한 손흥민의 주급 역시 19만 파운드에 그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손흥민의 주급은 팀 내 2위에 해당하지만, 다른 EPL 상위권 팀들에 비교하면 중상위권 수준에 그친다.

이런 가운데 레비 회장이 케인을 잡기 위해 꺼내든 카드는 ‘이제야’ 주급을 대폭 올려주겠다는 것이다. 자칫 케인이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자유계약을 통해 떠나버릴 위험이 점점 커지니 제대로 대우를 해주겠다는 것이다. 늦어도 너무 늦은 대처다.

더 큰 문제는 케인이 돈 문제로 토트넘을 떠나려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야박한 대우에 대한 불만도 누적됐겠으나, 결국 토트넘을 떠나려는 가장 큰 이유는 ‘우승 타이틀’ 때문이다. 케인은 EPL 득점왕 3회 등 매 시즌 리그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도 여전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적이 없다. 앞서 맨체스터 시티 이적을 요청하며 팀에 합류하지 않았을 때도 우승 타이틀을 위한 이적을 원했기 때문이었다.

가까스로 토트넘에 잔류했지만 이후에도 토트넘과 케인은 우승과 인연이 닿지 못했다. 심지어 지난 시즌인 EPL에서조차 순위가 추락해 올시즌 유럽축구연맹(UEFA)이 주관하는 클럽대항전에 나서지 못한다. 더 늦기 전에 케인 입장에선 올여름 새로운 팀에 이적하거나, 내년여름 FA 신분으로 새로운 팀을 찾을 가능성이 크다.

해리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으로 향하면, 지금까지 하나도 들어올리지 못한 우승 가능성이 더 커질 수 있다. 사진=90MIN
해리 케인과 바이에른 뮌헨 엠블럼. 사진=레포르테90풋볼

마침 최근 바이에른 뮌헨이 강력한 러브콜을 보내면서 케인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이미 토마스 투헬 감독이 케인과 직접 만나 영입을 타진했다는 현지 보도도 나오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은 지난주 7000만 유로(약 991억원)를 시작으로 서서히 이적료를 높여가며 토트넘 구단의 수락을 받아내겠다는 입장이다. 케인 입장에서도 바이에른 뮌헨 이적은 주급 인상은 물론 그토록 바랐던 ‘우승 타이틀’을 비교적 쉽게 얻을 수 있는 팀이라는 점에서 이적에 마음이 기울 수 있다. 

현지에서도 토트넘 구단의 파격적인 주급 인상안에도 케인이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대한 오랫동안 상황을 지켜본 뒤 결정을 내리겠다는 것이다. 가디언은 “레비 회장은 케인이 떠나면 자신의 입지가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는 걸 우려하고 있다. 케인은 올여름 떠나거나 시즌을 마친 뒤 FA가 되는 것, 그리고 토트넘과 계약을 연장하는 것까지 모든 옵션이 열려 있다. 다만 계약 연장은 가능성이 가장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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