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에디슨EV·디아크 주가조작 20명 기소…453억 추징보전(종합)

6일 서울남부지검 브리핑
10명 추가돼 총 20명 기소

검찰이 에디슨EV, 디아크 등 코스닥 상장사 주가조작 세력 10명을 추가기소하면서 지금까지 관련자 총 20명을 재판에 넘겼다. 453억원 상당의 재산도 추징보전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부(부장검사 단성한)는 6일 에디슨EV, A회사의 주가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총 10명을 추가기소하면서 지난해 7월26일부터 이날까지 총 20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 중 12명은 구속기소했으며, 총 453억원 상당의 재산에 대해 추징보전 조치했다고도 전했다.

검찰은 '에디슨EV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 13명을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63) 등 13명은 2021년 5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쌍용자동차 인수 및 대규모 자금조달을 거짓으로 꾸며 주가를 조작해 약 12만5000명의 소액투자자들에게 7000억원 상당의 피해를 주고 1621억원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를 받는다.

강 회장 등 8명은 국가 기간산업인 쌍용자동차 인수를 주가조작의 재료로 삼아 가장납입성 자금 순환 외관을 만들고 입찰 과정에서 허위 자금 증빙을 제출해 입찰을 방해(입찰 방해)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이 사건을 예능 방송에 출연해 유명세를 얻은 강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 세력과 이를 이용하려는 주가조작 세력이 결탁해 만들어졌다고 했다.

주가조작 세력은 단기간에 엑시트하기 위해 조합쪼개기 방식(다수 투자조합을 내세운 인수방식)으로 주식을 인수했다. 조합쪼개기 방식으로 인수를 하면 최대주주 보호예수 및 주식거래 공시의무를 회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전문자산운용사를 이용해 합법적으로 투자금을 유치하는 것처럼 행세하기도 했다. 경영진 세력은 에디슨EV와 관련해 가공거래를 만들어 매출을 부풀리는 방법으로 허위 흑자 전환공시를 해 일반투자자를 속였다.

이모씨(52) 등은 시총이 작고 싸게 나온 상장사를 '쉘(Shell)'로 삼아 주가부양에 유리한 소재들을 '펄(Pearl)로 붙여 대규모의 시세차익 취득을 도모했다/자료=서울남부지검

또 다른 주가조작 사건인 '디아크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검찰은 총 9명을 재판에 넘겼다. 이모씨(52) 등은 2020년 4월께 10명은 난소암 치료제 개발 바이오사업 관련 허위 공시로 디아크의 주가를 조작함으로써 약 6800명의 소액투자자에게 피해를 주고 약 92억원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를 받는다. 이씨 등 2명은 '에디슨EV 사건'의 주가조작 세력이기도 하다.

특히 '국내주가조작 1인자'로 불리던 주범 이씨는 합수단 폐지로 검찰 직접수사가 중단된 상황에서 유사 사건 재판이 진행 중임에도 다른 주가조작 범행을 계속해왔다. 공인회계사인 이씨는 2012년 9월부터 다수의 상장사를 인수해왔다. 자신은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성역'에 있다며 전주(자금을 대주는 사람)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연쇄적으로 기업사냥을 해왔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바이오 자산 가치평가 보고서 발행 회계법인 소속 공인회계사들이 평가용역을 수행하지 않고 허위 내용이 들어간 보고서를 작성, 고액의 용역료를 취득한 것을 확인했다. 이씨로부터 허위 가치 평가보고서를 발행해주라거나 감사를 잘 봐달라는 식의 청탁(공인회계사법 위반)을 받은 공인회계사는 3명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전에 회계법인을 운영했던 이씨가 급하게 조작을 해야 할 상황이 되자 설립했던 법인과 연계해 조직적으로 움직였고, 그러다보니 범행에 가담한 회계사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씨 등 주가조작 세력은 디아크의 감사의견 거절로 엑시트에 실패하자 바이오 자산을 K-OTC 시장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위계를 사용하고, 다수의 코스닥 상장사를 사실상 무자본 M&A 방식으로 연달아 인수하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금융·증권 범죄에 대한 엄정한 수사와 철저한 범죄수익 환수로 '단 한 번의 주가조작만으로도 패가망신한다'는 원칙이 자본시장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