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중단" LG엔솔 초강수 통했다…캐나다 정부 15조 지원

임주리 2023. 7. 6.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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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유럽계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의 합작법인 넥스트스타에너지가 캐나다 정부와 15조원 규모의 배터리 보조금 지원에 최종 합의했다. 두 회사는 지난 5월 ‘공장 건설 중단’이란 초강수를 두면서 배터리 보조금 지원 이슈로 갈등을 겪어왔다.

적극적으로 북미에 진출 중인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에서도 혼다와 합작 배터리 공장을 짓는다. 사진 LG에너지솔루션


넥스트스타에너지는 “캐나다 정부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동등한 수준의 보조금 지급을 약속했다”며 “온타리오주(州) 내 배터리 셀 및 모듈 생산의 안정적 미래를 보장하는 계약서에 최종 서명했다”고 6일 발표했다.

두 회사와 넥스트스타에너지 측은 구체적인 지원 규모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캐나다 국영방송 CBC, 지역 매체 윈저스타 등은 “총 150억 캐나다달러(약 15조원) 규모의 보조금을 세액 공제 등으로 받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연방정부가 약 10조원, 온타리오 주정부가 약 5조원을 각각 부담할 것으로 보인다.

북미 진출을 노리던 LG에너지솔루션이 캐나다 동부 온타리오주 윈저에 50억 캐나다달러(약 5조원)를 투자해 연간 생산능력 45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 모듈 공장을 짓기로 한 건 지난해 3월이다. 캐나다에 들어서는 최초의 대규모 배터리 공장이다.

지난 5월 방한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왼쪽)가 윤석열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그러나 캐나다 연방정부가 막대한 지원금에 대한 비판 여론에 부담을 느끼고 주정부와 분담 비율을 두고 옥신각신하다가 LG에너지솔루션·스텔란티스 측과도 갈등이 불거졌다. 스텔란티스는 “캐나다 정부가 합의된 사항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공개 성명을 냈고, 급기야 두 회사는 지난 5월 15일 ‘건설 중단’이란 초강수 카드를 꺼내 들었다.

갈등 해결의 실마리는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방한에 있었다. 마침 윤석열 대통령의 초청으로 방한한 트뤼도 총리가 건설 중단 다음날인 16일 한국을 찾아 국내 기업인과 만난 자리에서 LG에너지솔루션 측과도 접촉했다. 이어 프랑수아-필립 샴페인 캐나다 산업부 장관이 회사 경영진을 만나는 등 관련 논의가 이어진 끝에 최종 합의에 도달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진출. 사진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은 이 공장이 예정대로 내년 상반기부터 가동을 시작하면 신규 일자리 2500여 개가 창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전지사업부장(사장)은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 캐나다 정부 모두에 뜻깊은 결정”이라며 “향후 북미 전기차·배터리 시장 내 핵심 기지로 성장할 신규 공장의 건설을 재개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캐나다 측도 환영했다.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부총리는 “이번 협상은 캐나다 전역에서 자동차는 물론 관련 산업에서 일자리 수천 개를 창출할 것”이라며 “글로벌 전기차 공급망의 리더로서 캐나다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앞서 지난 4월 캐나다 정부는 독일 폭스바겐이 온타리오주 세인트 토머스에 설립할 배터리 공장에 대해 2032년까지 130억 캐나다달러(약 13조원)의 세액공제 혜택과 7억 캐나다달러(약 7억원)의 별도 지원금을 주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캐나다 내에서도 “폭스바겐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넥스트스타에너지에도 같은 기준의 지원을 해야 한다”(캐나다 일간 글로브앤드메일)는 목소리가 높았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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