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 물가에도 체감 아직…물가 자극 요소 차단 나선 정부

박진석 2023. 7. 6.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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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개월 만에 2%대 물가 둔화
근원물가 4% 수준 유지 여전
하반기 물가 상승압력 상존해
정부, 생계비 부담 경감 대응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라면을 고르고 있다. ⓒ뉴시스

정부 언급대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로 떨어졌지만 실제 체감 물가와는 괴리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1.12(2020년=100)로 1년 전보다 2.7% 올랐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지난 4월(3.7%) 3%대를 찍은 데 이어 정부가 예상한 2%대 수준으로 하락한 것이다.

물가 상승 폭이 2%대로 축소한 건 2021년 9월(2.4%) 이후 21개월 만이다.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7월 6.3%로 정점을 찍은 뒤 올해 1월 5.2%, 4월 3.7%로 둔화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앞서 정부는 하반기부터 전반적으로 물가가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돌발 요인이 없을 시 이르면 6~7월 물가가 2% 중후반에 머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추 부총리가 최근 일부 경제 지표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보이고 있다며 긴 터널의 끝이 보인다고 언급한 의미와 연결된다. 윤석열 대통령 역시 하반기부터는 우리나라 경제 저력을 보여줄 변곡점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에 둔화한 물가상승률은 일시적인 하락에 가깝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달 물가상승률 하락은 지난해 급등한 석유류 가격 하락에 따른 기저효과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또 기조적 물가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가 여전히 4%라는 높은 수준에서 머무는 점을 감안할 때 2%대 물가를 체감하긴 이르다는 전망도 있다.

실제로 이번 물가상승률 둔화는 석유류 가격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크게 줄였다. 석유류는 1년 전보다 25.4% 하락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85년 1월 이후로 최대 감소 폭이다.

문제는 석유류 기저효과가 하반기에도 계속 이어지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가 내달 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 조치 중단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제유가 등 에너지 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휘발유 가격은 9주, 경유 가격 역시 10주 연속 내림세를 기록하는 등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장할 명분이 없는 상황이다. 지난달 자동차산업 업황이 호조세를 보이자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를 중단한 것과 같은 처지다.

이러한 불확실성 속 정부는 2%대까지 떨어진 물가 상승률이 다시 반등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물가 자극 요소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직 물가가 정부 관리 목표 수준인 2%를 웃도는 만큼 물가 상승요인 억제, 공급 불안요인 관리 등으로 연쇄적인 물가 상승 압력에 대응할 계획이다.

먼저 각종 공공요금 인상 요인을 자체 흡수하거나 최소화해 최대한 인상을 자제한다. 인상이 불가피할 경우 인상 시기를 분산하거나 올해 이후로 넘겨 국민 부담을 최소화한다.

많은 국민이 물가를 실감하는 식품·외식 가격 인상 요인에도 적극 대응한다. 연 매출 4억원 이하 영세 개인음식점이 구매한 농산물에 세액공제 공제율을 108분의 8에서 109분의 9로 확대하거나 일몰 시점을 연장한다.

물가안정 참여하는 착한가격업소는 내년까지 6142개소에서 7000개까지 늘린다. 외식 업체에 국산 식재료 구매 비용을 2~3% 낮은 금리로 빌려줘 외식 업체 경영과 국내 농가 판로 확보를 동시에 지원하는 ‘외식업체육성자금’ 사업도 지속한다.

농축수산물 수급 안정 조치도 강화한다. 여름 배추 5만5000t, 여름 무 5만t, 시설채소 1만5000t, 사과 5만5000t 등 계약재배 물량을 확보한다. 배추(1만7000t)·무(6000t)·감자(9000t) 등 비축 물량은 유지한다.

가격 강세 및 공급 부족이 예상되는 품목에 대해서는 할당관세를 확대한다. 주요 인하 대상은 서민 먹거리인 돼지고기와 고등어, 식품 재료 중 설탕과 원당(설탕 원료), 소주 주원료인 조주정 등이다.

이 외에도 중기·소상공인 대상 수도요금 감면 지원 추진, 원부자재 수입가격 공개 확대 등도 추진할 예정이다.

기획재정부는 “향후 물가 둔화 흐름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국제원자재 변동성, 기후 여건 등 불확실성은 여전히 있다”며 “정부는 주요품목별 수급·가격 동향을 면밀히 점검해 물가안정 흐름이 안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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