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보고서에 한국 분담금 엮은 野…“내년 예산 신중히 심사”
더불어민주당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에 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에 대해 “절대 동의할 수 없다”면서 내년도 한국의 IAEA 분담금 예산을 신중하게 심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대책위원회(대책위)가 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연 외신기자간담회에서다. 위성곤 대책위원장은 먼저 “IAEA 보고서는 오염수 해양 투기의 면죄부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IAEA 종합보고서에 대해 “다핵종제거설비(ALPS)에 대한 성능 검증뿐만 아니라 오염수에 얼마나 많은 방사성 핵종이 들어있는지에 대한 검토가 빠졌다”며 “오염수 방류가 장기적으로 해양생태계에 미칠 영향도 검토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7~9일 한국을 방문하는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과 면담할 의사가 있다고 했다. 대책위 간사인 양이원영 의원은 “최종 (오염수) 시료 분석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종합보고서가 발간된 것이 타당한지에 대해 (논의할) 민주당 대책위와의 미팅을 요구한다”며 “가능하다면 공개토론회도 제안한다”고 밝혔다. 면담을 통해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민주당 입장을 전달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대책위 고문자격으로 간담회에 참석한 우원식 의원은 한국의 IAEA 분담금 문제를 꺼냈다. 이날 11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우 의원은 "민주당 원내대표와 상의하면서 왔는데 IAEA의 최종 보고서는 저희가 절대 동의할 수 없는 내용”이라며 “한국의 IAEA 분담금에 대해 예산 심의 과정에서 제1당인 민주당 중심으로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함께 동의하는 나라들과도 이 문제에 관해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IAEA에 따르면 올해 한국이 낸 분담금은 약 139억여원으로 전체의 2.5%를 차지했다.
민주당 의원들의 모두발언이 끝나자 일본, 중국, 러시아 언론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일본 산케이 신문 기자가 “오염수 투기가 국제법 위반이라면 국제기관에 고소·고발할 생각이 있느냐”고 묻자 위성곤 의원은 “국제해양법재판소 제소는 야당은 할 수가 없고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이라며 “국회 차원에선 결의안을 통해 정부에 촉구를 의결했다. 국제인권위원회에 제소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인민망 기자는 중국 정부가 제안했던 '이해 당사국과 IAEA가 참여하는 장기적인 국제모니터링 체제' 참여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양이원영 의원은 “해양 모니터링은 필요하지만, 이것이 ‘방류가 문제없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오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 기자가 “오염수 방류가 일본의 주권 사안이란 측면에서 한국의 정치인과 시민사회가 반대할 수 있는 절차가 잘 보이질 않는다”고 하자 위 의원은 “태평양이라는 공동의 해역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일본 주권만 주장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오후 7시부터 7일 낮 12시까지 총 17시간 동안 국회에서 오염수 방류 반대를 위한 1박 2일 철야 농성에 돌입한다. 의원들은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오염수 방류 철회를 주장하는 토론을 하고 정부의 대응을 비판할 계획이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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