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美 재무 오늘 베이징 도착 …시진핑 '깜짝 접견' 하나
재닛 옐런(77) 미국 재무장관이 6일 3박 4일 일정으로 베이징을 방문한다. 각종 경제 현안을 두고 미·중 간 갈등이 고조된 가운데 방중 기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접견할 수 있을지 국제 사회가 주목하고 있다.
이날 외신에 따르면 옐런 장관은 방중 기간 카운터 파트인 허리펑(何立峰) 경제부총리, 류쿤(劉昆) 재정부장 등을 만나 관세·환율·채무 문제와 이달 시행된 신방첩법(간첩방지법) 등 미·중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시 주석 접견은 현재까지 일정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최근 중국의 경제 부진과 기존 국무원 총리 소관이던 경제 정책 결정권의 많은 부분이 시 주석으로 넘어간 상황을 고려할 때 '깜짝 접견'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유명 경제학자이자 미국 연방준비은행 의장(2014~2018)을 역임한 옐런 장관이 국제경제에 끼치는 영향력에서는 지난달 시 주석이 접견했던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을 능가하는 거물이라는 점 때문이다.
옐런 장관이 방중 기간 처리해야 할 임무는 세 가지라고 홍콩 성도일보가 이날 보도했다. 첫째 중국 고위층과 경제회담이다. 논의 주제는 관세·환율·채무 등을 포함하며 양국 사이의 갈등 현안도 포함된다. 특히 반도체 핵심 장비의 대중국 수출 규제에 맞서 지난 3일 중국 정부가 단행한 갈륨과 게르마늄에 대한 수출 통제에 대한 양국 간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반도체 제조기업 마이크론에 대한 중국의 제재, 신방첩법 발효로 인한 미국 기업의 우려도 전달할 전망이다.
둘째는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 인사들과 만나 경영 활동의 애환과 고충을 청취하는 일이다. 셋째는 중국과 공급망 단절을 의미하는 ‘디커플링’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하는 것이다. 옐런 장관은 지난 4월 존스홉킨스대학 강연에서 “미·중간 경제 디커플링은 양국 모두에게 재앙이 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옐런의 방중에 조심스러운 기대감을 표시했다. 우심보(吳心伯) 푸단(復旦)대 국제문제연구원 원장은 지난 3일 베이징에서 열린 세계평화포럼에서 “지난달 중국 상무부장의 방미에 이어 이번 미국 재무장관이 중국을 찾아 거시경제를 논의하게 됐다”며 “양측이 실무메커니즘을 만드는 데 동의해 대화를 계속 이어갈 수 있다”고 기대했다.
그는 “중국의 최대 우려는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관세로 지금까지 폐지되지 않고 있다”며 “미국이 과학기술 영역에서 중국에 가한 압박으로 지금까지 1300여개 중국 법인 및 개인이 미국의 제재 리스트에 올라있다”며 관세와 각종 제재 해소를 촉구했다. 다만 미국의 제재 담당 부처는 재무부가 아닌 상무부로, 지나 러먼도 미 상무장관도 곧 중국을 방문할 것으로 전해진다.
왕지쓰(王緝思)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같은 포럼에서 “중·미는 재정, 금융 방면에서 논의가 필요한 공동의 문제가 산적했다”며 “런민비(인민폐) 환율, 중국의 미국 채권 구매, 미국의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이 중국에 끼치는 영향 등 협력할 수 있는 문제와 경쟁이 불가피한 문제가 병존한다”고 지적했다. 왕 교수는 “중·미 관계에서 큰 문제는 해결할 수 없지만 작은 진전은 여전히 가능하다”며 “분위기 개선은 양국 모두에게 유익하다”고 말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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