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 ‘간접수출’ 소송 승리...가슴 쓸어내린 보톡스 업계

대전지법 “메디톡스 대상 행정처분 모두 취소”
허가 취소 업체 6곳 부담 덜어...‘안도의 한숨’

국내 최초 보툴리눔 톡신 A형 제제 제조 설비를 보유한 메디톡스 오창 제1공장 ⓒ메디톡스

국내 보툴리눔 톡신 업계를 둘러싼 ‘간접수출’ 논쟁의 승기가 업계쪽으로 넘어갔다. 업계 대표 격인 메디톡스가 식품의약품안전처와의 행정소송 1심에서 승소하면서 같은 건으로 식약처와 법적 공방을 진행 중인 기업들에게 유리한 ‘판례’가 만들어진 셈이기 때문이다.

대전지방법원 제3행정부는 6일 메디톡스가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상대로 제기한 보툴리눔 톡신 허가취소 소송 1심 선고 공판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메디톡신주 전 단위와 코어톡스주에 내려진 품목허가 취소 처분 및 판매·회수·폐기 명령 등을 취소한다”며 “소송비용은 피고(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전액 부담한다”고 판결했다.

앞서 식약처는 지난 2020년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톡신 ‘간접수출’ 관행에 대해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은 불법 국내 판매로 간주하고 ‘약사법’ 위반을 이유로 메디톡신 전 단위와 코어톡스주에 대한 품목허가 취소 처분을 내렸다.

식약처는 메디톡스를 시작으로 ▲휴젤 ▲파마리서치바이오 ▲제테마 ▲한국비엔씨 ▲한국비엠아이 ▲휴온스바이오파마 등 7개사에 같은 이유로 허가 취소 처분을 내렸다. 현재 휴온스바이오파마를 제외한 6개사는 모두 허가 취소 처분 등에 대한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며 휴온스바이오파마 역시 내부적으로 법적 절차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행정소송의 핵심 쟁점은 간접수출의 국내 판매 인정 여부였다. 간접수출은 국내 소재에 있는 도매상 등을 매개로 하는 수출 방법을 일컫는다. 보툴리눔 톡신과 같이 취급에 주의가 필요한 생물학적 제제는 국내 판매 및 유통 이전에 국가출하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식약처는 간접수출 과정에서 국내 소재 도매상과의 거래가 국내 판매의 일부라고 판단했다.

반면 업계는 시장에 해당 거래량이 유통이 돼야 국내 판매라며 식약처의 주장을 반박해왔다. 7곳 모두 이 주장을 골자로 식약처와 법적 공방을 진행 중이기 때문에 이번 메디톡스 행정소송 1심 판결은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재판부는 해당 쟁점에 대해 업계의 손을 들었다. 실제로 이번 공판 과정에서 메디톡스는 국내 무역상, 도매상 등에 제품을 넘기긴 했지만 국내 시장인 병·의원에서는 유통되지 않은 점을 강조했다. 식약처 역시 이를 반박할 수 있는 증거를 제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판결로 남은 6곳의 법적 부담은 한결 덜어진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식약처는 의약품의 허가를 담당하는 중요 규제기관이기 때문에 기업이 아무리 억울해도 법적 공방에 대한 부담이 크다”며 “승소 선례는 향후 법적 대응을 진행할 관련 기업들의 판결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국내 최초로 톡신 제제를 개발한 메디톡스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다시는 이러한 이슈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글로벌 시장으로 도약하고 있는 K-바이오를 대표하고 있다는 막중한 책임감으로 세계시장을 향해 계속 전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