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세계]우주 개척 나선 韓, 다음 목표는 ‘라그랑주점’ 선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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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최근 우주 발사체 '누리호'를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
우주 발사체 기술은 군사기술과 관련이 깊어 국가 간 기술 이전이 제한돼 있는데, 이를 넘어서 모든 기술을 국산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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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최근 우주 발사체 ‘누리호’를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 우주 발사체 기술은 군사기술과 관련이 깊어 국가 간 기술 이전이 제한돼 있는데, 이를 넘어서 모든 기술을 국산화한 것이다. 인공위성 개발 실력은 이전부터 수준급이었다. 지금까지 여러 종류의 과학실험 및 실용 인공위성을 자체적으로 개발했다. 지구 상공 3만6000㎞ 높이에서 지상을 관측하는 ‘정지궤도 위성’까지 개발할 수 있는 수준급 실력을 자랑한다.
인공위성 기술을 응용하면 우주 탐사선, 혹은 우주 관측선을 개발할 수 있다. 우주 탐사선은 새로운 천체의 비밀을 밝힐 목적으로 발사된다. 태양계를 벗어난 것으로 유명한 ‘보이저호’가 대표적 사례. 달이나 화성 등 지구 밖 천체를 살펴보고 우주의 신비를 밝히기 위해 여정을 떠났다. 한국은 이 분야에도 뛰어들었다. 그 시작이 한국형 달 탐사선 ‘다누리호’다. 2022년 12월 임무를 시작한 다누리호는 본래 1년간 운영할 계획이었으나 연료가 충분하다고 판단, 수명을 총 3년으로 연장해 2025년 12월까지 달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활약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다양한 우주 탐사작업이 이뤄지길 기대한다.
앞으로 한국이 나아갈 또 다른 길은 어디일까. ‘우주 관측선’ 분야에 도전할 필요가 있다. 우주에서 각종 신호를 받아들여 우주 탄생의 비밀을 밝히는 일을 한다.
그 첫걸음으로 ‘라그랑주점’에 우주 관측선을 띄워야 한다는 의견도 들린다. 흔히 우주를 ‘완전한 무중력 공간’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조금씩 중력이 작용한다. 우주를 ‘관측’하려면 같은 자리에 있는 것이 유리한데, 한 곳에 있지 못하고 계속 움직이게 된다. 여러 별과 행성이 가진 질량 때문이다. 다만 지구에서 보기에 몇 곳의 위치는 주변 천체의 영향을 적게 받아 마치 붙박아 둔 것처럼 안정적인 경우가 있다. 이런 곳에 우주 관측선을 띄워두면 가만히 놓아두어도 같은 자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이런 곳을 ‘라그랑주점’이라고 부른다.
알려진 라그랑주점은 모두 다섯 개. 각각 L1, L2, L3, L4, L5로 불린다. L1은 이미 각국이 쏘아 올린 많은 우주 관측선이 자리를 잡고 있다. 태양을 직접 관측하기에 가장 좋은 장소이기 때문이다. L2도 지구 뒤편에서 먼 우주를 관측하기 아주 좋은 환경이라 다양한 우주 시설이 들어서고 있다. 유명한 ‘제임스웹 우주망원경’도 이곳에 자리 잡았다. L3의 경우 태양의 뒤편에 자리하고 있다. 너무나 먼 곳에 있어서 현재로서는 활용 가치가 거의 없는 것으로 여겨진다.
현재 국내 천문우주과학자들이 눈독 들이고 있는 곳은 L4다. 아직 다른 어떤 나라도 우주 관측선을 보내지 않은 곳이어서 새로운 개척지가 될 수 있어서다. 황정아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지난해 기획연구가 끝이 났고 이제부터 3년간 예산 타당성 검증을 받기 위한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양해각서(MOU) 체결도 예정돼 있고, 올해 안에 국내외 여러 협력 기관과의 업무 조율을 마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우주란 미지의 세계일 수밖에 없다. 미지의 세계로 탐험을 떠나는 것은 인류의 발전에 있어 반드시 수행해야 할 과제다. 더구나 라그랑주점은 먼 미래, ‘우주 식민지’를 만드는 과정에서도 반드시 검토되고 활용될 중요한 위치이다. 이런 위치를 선점하는 것은 국가의 위상과도 관련된 중요한 한 걸음일 수 있다.
전승민 과학기술 전문저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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