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독제 뿌리고 강제 삭발까지…방한 앞둔 러 언론인, 체첸서 집단 폭행 당해

방제일 2023. 7. 6.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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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을 앞두고 갑자기 연락이 끊겼던 러시아 독립 매체 노바야 가제타 엘레나 밀라시나 기자가 러시아 남부 체첸에서 괴한들에게 습격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노바야 가제타 등 주요 외신은 4일 밀라시나 기자가 체첸 수도 그로즈니로 가던 도중 복면을 쓴 괴한들에게 맞아 부상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밀라시나는 체첸의 인권 침해 실태를 고발했다 체첸 지도자에게 살해 위협을 받았고 지난해 러시아에서 망명한 뒤 미국에 거주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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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 삭발에 녹색 염료까지 뿌려 뇌 손상 입어
체첸 인권침해 실태 취재 후 살해 협박 받아

방한을 앞두고 갑자기 연락이 끊겼던 러시아 독립 매체 노바야 가제타 엘레나 밀라시나 기자가 러시아 남부 체첸에서 괴한들에게 습격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노바야 가제타 등 주요 외신은 4일 밀라시나 기자가 체첸 수도 그로즈니로 가던 도중 복면을 쓴 괴한들에게 맞아 부상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공화국 수도 그로즈니로 이동하던 중 괴한들에게 공격을 당한 러시아 독립매체 ‘노바야 가제타’ 소속 기자 엘레나 밀라시나. 왼쪽은 습격당한 뒤 병원에 도착한 밀라시나 기자의 모습 [사진출처=AP·연합뉴스]

노바야 가제타 보도에 따르면, 그는 망명한 체첸 야당 활동가의 어머니인 자레마 무사예바의 재판을 취재하려고 알렉산더 네모프 변호사와 함께 이동하고 있었다. 괴한들은 차로 두 사람을 가로막은 뒤 문서와 장비를 파괴했다.

심지어 몽둥이로 때리고 휴대폰을 빼앗았다. 그들은 밀라시나의 머리카락을 강제로 밀고 얼굴과 몸에 녹색 물질도 온몸에 뿌렸다. 해당 염료는 소독제로도 쓰이는 물질로,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 등 다른 러시아 내 반체제 인사들도 이 염료로 공격당한 바 있다.

밀라시나는 텔레그램에 공개한 동영상에서 "한동안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뿐, 전형적인 납치였다"고 말했다. [사진출처=EPA·연합뉴스]

이로 인해 밀라시나는 뇌 손상과 손가락이 부러지는 부상을 당했고 여러 차례 의식을 잃기도 했다.

밀라시나 기자는 지난 6월 28일~3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 팩트체크 콘퍼런스인 '글로벌팩트 10'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었지만 갑자기 연락이 끊겨 핀란드 탐사 저널리스트인 제시카 아로 기자가 대신 기조연설을 맡았다. 밀라시나는 체첸의 인권 침해 실태를 고발했다 체첸 지도자에게 살해 위협을 받았고 지난해 러시아에서 망명한 뒤 미국에 거주해왔다.

밀라시나는 텔레그램에 공개한 동영상에서 "한동안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뿐, 전형적인 납치였다"고 말했다. 국경없는기자회는 "야만적인 공격에 충격을 받았다"고 비판했다.

노바야 가제타 소속 기자, 지난 30년 동안 6명 살해당해

노바야 가제타 소속 기자는 지난 30년 동안 6명이 살해당했다. 노바야 가제타 편집장인 드미트리 무라토프는 지난 2021년 노벨 평화상을 받기도 했다.

밀라시나 기자 또한 '양심적이고 청렴한 언론인에게 주는 '루이스 M. 라이언즈' 상, 미국 국무부가 주는 '용기 있는 국제 여성상' 등을 받았다. 밀라시나를 비롯한 이 매체 기자들은 지난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출판 활동이 차단되자 러시아에서 망명해 계속 보도 활동을 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 대변인은 4일 언론 브리핑에서 "우리는 매우 심각한 공격에 대해 적극적인 대응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러시아에서 현재 활동을 금지당한 인권 단체 '메모리얼'은 러시아 당국과 체첸 당국이 "함께 행동한다"는 것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러시아 정부를 비판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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