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신부에 밝힐 수 없는 과거가 있나요?”..‘2억9천’, 독한 결혼 서바이벌 탄생 [IS신작]
유지희 2023. 7. 6. 13:42
생존 서바이벌과 예비부부들의 이야기가 합쳐졌다. ‘2억9천’은 기존 서바이벌 프로그램 포맷에 예비부부들의 출연이 더해져 익숙한 동시에 색다름을 안긴다. 누군가에게는 아름답고 축복으로 가득하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지옥’이 되는 ‘결혼’이 서바이벌과 어떤 조합을 보여줄지 관심이 쏠린다. 더구나 서바이벌 예능의 신드롬을 일으킨 ‘강철부대’와 ‘피지컬:100’의 제작진이 뭉쳤다는 점에서 앞으로 펼쳐질 에피소드에 기대감을 더한다.
tvN ‘2억9천: 결혼전쟁’(이하 ‘2억9천’)은 각양각색의 성격과 사연을 지닌 10쌍의 예비부부가 결혼 자금 2억9000만 원을 차지하기 위해 벌이는 치열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지난 2일 첫방송됐으며, 1.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로 시작했다.
‘2억9천’은 올해 하반기 tvN이 야심차게 내놓은 기대작이다. 밀리터리 서바이벌 예능을 창조한 ‘강철부대’ 이원웅 PD와 ‘피지컬:100’을 전세계적으로 히트시킨 강숙경 작가가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방송 전부터 기대가 쏠렸다.
‘2억9천’은 예상 가능하면서도 뻔하지 않은 전개로 눈길을 끈다. 기존 예능 프로그램에서 ‘결혼’ 소재는 주로 ‘나는 SOLO’, ‘결혼과 이혼사이’ 등 인생의 반려자를 찾는 이들이나 결혼과 이혼 사이의 갈림길에 있는 부부들 모습으로 다뤄졌다. ‘2억9천’은 비슷한 소재이지만, 결혼을 서바이벌과 결합해 예비부부들의 ‘사랑을 증명’한다는 콘셉트로 차별화를 꾀한다.
주요 출연자들의 직업과 성격은 일단 여느 프로그램들과 같이 다소 남다르다. 격투기 선수, 조정 선수, 배우, 국제커플, ‘나는 SOLO’와 ‘돌싱글즈’ 출연 커플 등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직업과 이력이다. 하지만 화려한 배경으로 시청자들이 거리감을 느끼게 만드는 프로그램들과 달리, ‘2억9천’은 출연자들의 러브스토리와 애정 표현으로 누구나 공감할 만한 지점을 성공적으로 확보했다. 출연자들이 결혼을 결심하게 된 이유, 서로를 향해 드러내는 단단한 애정과 신뢰, 미션 경쟁에서 뒤처져도 위로하는 모습 등은 일상의 평범한 커플과 다를 바 없다.
여기에 서바이벌 예능을 히트시킨 제작진답게 미션 경쟁은 말 그대로 치열하게 펼쳐진다. 하얀 웨딩드레스와 단정한 턱시도를 입은 예비부부들이 결승점에 있는 화병에 부케를 꽂기 위해 갯벌 위를 달리는 미션은 승리를 위해서라면 규칙도 없는, 생존 그 자체의 서바이벌 성격을 고스란히 보여줘 예측불허와 긴장감을 자아낸다. 열 커플 중 단 일곱 커플만 살아남는 미션에서 출연자들은 사력을 다해 뛰고, 이리저리 넘어지고, 앞서 가는 경쟁자들을 물고 늘어지기도 한다. 반전이 있는 전개, 하얀 웨딩드레스가 갯벌에서 엉망진창이 되어가는 장면 등이 서바이벌의 치열함을 극대화하는 요소로 맞물려 재미를 높인다.
‘2억9천’은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도 연상케 한다. 미션을 알릴 때 울려 펴지는 배경 음악, 차가운 분위기의 시멘트 재질의 집, 죄수복 느낌의 커플룩 등이 시청자들 사이에서 ‘실사판 오징어 게임’으로 불리는 요소다. 적지 않은 상금을 놓고 출연자들은 ‘오징어 게임’ 속 참가자들처럼 리얼하게 경쟁한다. 예비 부부들의 리얼함도 더해졌다. 강숙경 작가가 제작발표회 당시 “커플들이 주위 사람들이 아닌 서로에게만 신경을 쓴다. 너무 리얼해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순간들도 있다. PD도 당황하더라”라고 전했듯 예비부부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특징이 프로그램 곳곳에 어떻게 녹아 드는지도 관전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제작진은 ‘2억9천’은 결혼 장려 프로그램이 아니라, 결혼을 결심한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지 궁금해 기획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제작진의 이러한 호기심은 앞으로 펼쳐질 미션에 그대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1회 말미, 첫 미션에서 탈락한 커플들의 패자부활전이 이뤄지고 ‘거짓말 탐지기’ 미션이 등장했다. 예고편에서 “‘2억9천’ 출연자 중 마음에 드는 여자가 있습니까”, “여자친구에게 절대 밝힐 수 없는 과거가 있습니까” 등 사랑을 의심케 하는 질문들이 나온 가운데 어떤 답이 나올지, 또 그 결과가 예비부부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증을 높인다.
‘2억9천’은 총 10회 방송 예정으로 매주 일요일 오후 7시45분 새로운 에피소드가 공개된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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