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발’ 공정위 논란에 입 연 공정위원장 “시장개입 아니다”

정진호 2023. 7. 6.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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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금융‧통신‧엔터테인먼트 업계까지 조사권을 확대하고, 입시학원에까지 영향력을 뻗쳐가고 있다는 ‘마당발’ 지적에 대해 입을 열었다. (중앙일보 6월 29일 자 경제 1면)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6일 “인위적인 시장 개입이나 기업 압박용으로 조사하는 게 아니다”고 선을 그으면서다.


“인위적 시장개입 아니다”


이날 한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독점화된 시장이나 국민 생활 밀접 분야에 발생하는 담합, 그리고 불공정행위에 관련해 다양한 경로로 상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혐의나 정황이 발견된 사항에 대해서 조사를 진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정위가 최근 들어 전방위적 조사에 나서면서 물가 관리에 앞장서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답하면서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뉴스1
실제 공정위는 최근 들어 조사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은행‧증권‧보험 등 금융업계 전반의 독점에 대한 현장조사는 마치고, 관련 자료를 분석하는 단계다. 특히 국고채 경쟁입찰에 참여하는 전문딜러들이 입찰 금리를 담합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11개 증권사와 7개 은행사가 조사 대상이다. “국민의 과도한 부담을 유발하는 과점 체제의 지대추구 행위를 억제할 수 있는 방안을 확실히 강구하라”는 윤석열 대통령 발언 이후 조사가 시작됐다.

3대 기획사 현장조사, 라면값 모니터링


이후 SM‧YG엔터‧하이브 등에 대해서도 현장조사를 벌이는 등 연예기획사까지 조사 대상을 넓혀가고 있다. 대형 기획사들이 앨범‧굿즈 등 제작 과정에서 외주업체를 상대로 하도급법을 위반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라면‧아이스크림 등 생활과 밀접한 물가에 대해서도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일제히 가격을 올리는 등 담합 징후가 포착되면 조사에 착수하기 위해서다.

입시업계 겨냥…“10건 진행 중”


한 위원장은 이날 입시학원에 대한 조사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지난 3일 교육부로부터 대형 입시학원과 출판사 관련 10건에 대해 조사를 요청받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수능 출제위원 출신 등 이력을 사실과 다르게 기재한 표시‧광고, 수능 출제진과의 유착을 암시하는 듯한 광고나 ‘n명 이상의 합격 보’”과 같은 광고가 조사 대상이다. 학원이나 출판업계는 이 같은 광고가 객관적인 근거가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

사교육업계에 대한 조사는 대대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한 위원장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최대한 신속히 처리하도록 조직의 조사 역량을 집중하고, 검토 결과 법 위반이 확인되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제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한 위원장이 “광고가 학생과 학부모의 불안 심리를 증폭하는 요인”이라고 ‘직격탄’을 날린 만큼 조사 상황에 따라 제재 수위도 높아질 예정이다.

세종=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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