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사무총장 "오염수 방류, 마지막 한 방울까지 확인"

윤현 2023. 7. 6.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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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시 사무총장, 후쿠시마 방문... "모든 문제 해결할 마법은 없어"

[윤현 기자]

 라파엘 마리아노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이 2023년 7월 5일 일본 북동부 오쿠마의 손상된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를 방문한 가운데 실험실에서 처리된 폐수로 채워진 어항에 넙치에게 먹이를 준 후 빈 병을 보여주고 있다.
ⓒ EPA=연합뉴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해양 방류와 관련해 "처리수 최후의 한 방울이 안전하게 방류될 때까지 후쿠시마에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공영 NHK방송에 따르면 5일 그로시 사무총장은 후쿠시마현에서 어민과 원전 인근 지방자치단체장 등과의 오염과 방류 대책 평의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모두 발언에서 "중요한 것은 여러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고, 다들 우려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며 "그러나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마법 같은 해결책은 없다"라고 못 박았다. 

그는 "IAEA가 후쿠시마에 계속 머물면서 20년 후, 30년 후에도 계획대로 방류하는지 확인하겠다"라고 덧붙였다. 곧이어 평의회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후쿠시마 어련 회장 "일반 원전 아니라 사고 원전서 나온 오염수"

평의회가 끝난 후 노자키 데쓰 후쿠시마현 어업협동조합연합회장은 기자들에게 "우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해양 방류 공사가 진행되는 것에 대해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긴장감을 가졌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로시 사무총장에게 해양에 방류할 처리수는 일반적인 원전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폭발 사고가 발생한 원전에서 나왔다는 것을 전제로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라며 "그로시 사무총장도 납득한 모습이었다"라고 전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날 후쿠시마 제1원전도 방문해 오염수 방류 시설과 오염수가 담긴 수조에서 사육하는 광어와 전복 등을 살펴봤다. 그는 7일까지 일본에 체류한 뒤 7∼9일 2박 3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한편, 일본 정부 대변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오염수 방류 시기와 관련해 "올해 봄부터 여름께 방류한다는 방침에 변경은 없다"라며 "정부 차원의 안전성 확보와 풍평 피해(소문에 의한 피해) 대책을 확인한 뒤 구체적인 시기를 판단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또한 중국 정부가 오염수 방류 안전성을 조사한 IAEA 최종 보고서를 부정한 것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전날 우장하오 주일 중국대사는 "IAEA는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으며 평화적인 원자력 기술 이용을 위한 국제기구"라며 "그러나 해양 환경과 생물학적 건강에 대한 원자력 오염수의 장기적인 영향을 평가하는 데 적합한 기관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중국 외교부도 "일본은 처음부터 IAEA 실무팀의 권한을 제한했다"라며 "해양 방류 외 다른 처리 방안을 평가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라고 비판했다.

<산케이> "일본, 올여름 방출 개시는 국내외 정세 때문"
 
 라파엘 마리아노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월 4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관한 IAEA의 종합보고서를 함께 들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그러나 마쓰노 장관은 "IAEA는 원자력 분야에서 국제적인 안전 기준의 책정 및 적용 권한을 가진 국제기구"라며 "여기에는 중국 측도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그 기준에 따른 보고서를 부정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맞섰다.

또한 "IAEA는 독립적인 제3자의 입장에서 과학적 근거에 따라 평가를 실시했다"라며 "앞으로도 (다른 나라에) 일본의 입장을 정중하게 설명하고, 이해가 깊어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산케이신문>은 일본 정부가 올여름 오염수 방류를 추진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국내외 정치 상황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올가을 후쿠시마, 이와테, 미야기 등 오염수 방류 인근 3개 현에서 지방선거가 치러질 예정이어서 오염수가 선거 쟁점이 되지 않도록 그 전에 방류 개시를 서두른다는 것이다. 

또한 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 내년 4월에는 한국 총선이 열리기 떄문에 오염수 방류를 미루면 방류에 반대하는 중국과 한국 야당이 일본과 가까운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윤석열 정권을 공격할 것을 우려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는 "모든 나라의 이해를 구하기는 어렵다"라며 "마지막에는 일본이 종합적으로 (방류 시기를)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에 대한 IAEA 최종 보고서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무부는 5일(현지 시각) 매슈 밀러 대변인 명의로 성명을 내고 "미국은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처리한 물을 방류하려는 계획이 안전하고 국제적으로 공인된 원자력 안전 기준에 부합한다는 IAEA 보고서를 환영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2011년 원전 사고 이후 일본은 IAEA와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과학에 기반한 투명한 절차를 진행했다"라며 "앞으로도 일본이 방류 과정에서 IAEA와 지속적으로 협력하기를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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