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레드팀' '후쿠시마 별동대'…'윤심' 차관들 움직인다

박태인, 정은혜 2023. 7. 6.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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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실서 열린 차관급 임명장 수여식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심’ 차관이 움직이고 있다.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임명장을 친수받고 각 부처에 배치된 대통령실 출신 차관들이 서로 경쟁하듯 지시사항을 쏟아내고 있다. 윤 대통령이 차관 인사를 통해 의도한 이른바 ‘메기효과’가 현실화되고 있단 평가가 나온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임상준 전 국정과제비서관이 차관으로 옮겨간 환경부는 곧 ‘레드팀’을 신설한다. 10여명 규모로 국장급부터 일선 실무자까지 레드팀에 합류해 부처 내 환경 관련 이슈에 ‘다른 의견’을 내는 역할을 맡는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6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레드팀은 환경 규제와 관련한 부작용은 물론 국민과 기업이 느낄 부담, 부처 내의 인사혁신까지 여러 현안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레드팀’ 신설을 통해 이념과 이해관계자에 휩쓸린 정책 의사결정을 제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수차례 “이념과 구호가 아닌 과학에 기반하라”고 환경부를 질타해왔다.

지난 3일 현장 점검에 나섰던 임상준 환경부 차관의 모습. 사진 환경부

박성훈 전 국정기획비서관이 차관으로 임명된 해양수산부는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별동대를 신설한다. 일종의 소규모 태스크포스(TF)다. 별동대는 오염수 리스크와 관련 괴담에 실시간으로 대응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박 차관은 지난 5일 브리핑에서 “전례 없는 수준의 고강도 해산물 원산지 점검을 100일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박성훈 해양수산부 차관이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관련 일일 브리핑에 참석해 수산물 방사능 검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취임사에서 ‘혁명’을 언급해 주목을 받은 차관도 있다. 과학기술비서관 출신인 조성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이다. 조 차관은 지난 3일 취임사에서 “단순히 제도를 조금 고치고 예산을 조정하는 것으로 엄중한 시기를 넘어설 순 없다”며 “혁신을 넘어 혁명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 차관은 부처 1호 과제로 정부 출연연구기관의 핵심인재 선별 작업에 나섰다. 출연연의 설립부터 현재까지 대한민국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핵심인재를 선별해 연구개발(R&D) 사업의 선택과 집중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각 부처뿐 아니라 국무조정실(총리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윤 대통령이 지난 4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회의에서 ‘킬러규제’를 언급한 다음 날 긴급히 ‘킬러규제 혁신 TF’ 회의를 주최했다.

지난 3일 조성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오른쪽)이 박구연 국무조정실 1차장과 국회에서 열린 'IAEA 검증결과 보고 후속대책 간담회'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뉴스1

대통령실에선 이관섭 국정기획수석이, 총리실에선 방 실장과 2차장이, 부처에선 기재부·산업부·환경부·고용부·중기부 등 5개 부처 차관이, 민간에선 경총과 무역협회 부회장 및 경제단체 임원이 참석했다. 5일 오전 11시에 회의가 공지됐고 오후 2시에 열렸으니 3시간 만에 소집된 셈이다. 일부 차관은 오후 일정을 취소하고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관섭 수석은 “킬러규제에 대한 기업과 국민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규제 혁신을 적극 추진하라”는 윤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전했다. 회의에 참석한 정만기 무역협회 부회장은 “정부의 속도가 상당히 빨라졌음을 느꼈다”고 전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공직사회의 긴장감을 불어넣으려는 것이 지난 차관 인사의 목적”이라며 “메기들이 풀린 만큼 더이상의 복지부동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태인·정은혜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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