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객 스마트폰 지문 인식으로 수천만원 갈취…거짓 협박까지

서울 유흥가에서 만취자들을 노려 수천만원을 갈취한 30대 남성이 구속됐다. 만취자들의 스마트폰을 강제로 지문 인식하도록 해 자신의 계좌로 송금하도록 하거나 대출을 받아 돈을 보냈다. 아내를 걷어찼다는 등 거짓 협박까지 하면서 돈을 갈취하기도 했다.

6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3일 강도, 절도, 공갈, 컴퓨터 등 사용사기 혐의로 장모씨(32·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장씨가 강남 일대 유흥가에서 취객을 부축한 후 폭행하고 돈을 갈취하는 모습/제공=서울 강남경찰서

6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3일 강도, 절도, 공갈, 컴퓨터 등 사용사기 혐의로 장모씨(32·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장씨는 지난해 7월부터 지난달까지 서울 강남, 서초, 송파 등 유흥가 일대에서 취객들을 상대로 11회에 걸쳐 5500만원 상당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장씨는 만취객들을 물색하면서 범행대상을 선정했고 부축하는 척 폐쇄회로TV(CCTV)가 없는 곳으로 데려가 범행을 저질렀다.

지난달 27일 오전 2시10분께 장씨는 강남구 논현동에서 만취 남성을 따라가 폭행한 후 강제로 스마트폰에 지문을 인식시키고 1000만원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했다. 아울러 인터넷 뱅킹을 통해 대출을 받아 자신에게 이체하기도 했다.

장씨는 만취자들의 기억이 정확하지 않은 점을 악용해서 협박에 나섰다. 장씨는 "임신한 아내를 쳐서 넘어뜨렸다" "차량에 구토했다" "고소하겠다" 등 허위 정보를 통해 피해자들을 협박했다. 직접 피해자의 집까지 찾아가 협박하기도 했다. A씨는 미혼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유사한 사건을 수사하다가 범행 모습이 확인된 CCTV 영상을 확보하고 장씨를 추적했다. 장씨는 지난달 30일 강남구 선릉역 인근 노상에서 검거됐다. 경찰은 검거 당일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지난 3일 발부됐다.

경찰에 따르면 장씨는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 장씨는 무직 상태로 PC방 등을 전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갈취한 돈은 모두 사용한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에 대한 여죄수사를 진행 중이고 유사한 피해를 입은 시민들은 신고를 바란다"며 "만취객 상대로 한 범행이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감안해 야간 순찰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