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에도 ‘아스파탐’이…큰 문제 없어도, 제약업계 ‘깊은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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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오는 14일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2B군)'로 지정할 가능성이 커지자, 제약업계는 고민에 빠졌다.
한국인 아스파탐 섭취량이 실제 허용량보다 극히 낮다는 식약당국 입장을 염두에 두고 기다리면서도, 의약품인 만큼 국민 불안이 커지면 대체재를 찾아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아스파탐이 발암물질 2B군에 지정되더라도 IARC가 어떤 근거로 지정했는지 따져보는 작업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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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오는 14일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2B군)’로 지정할 가능성이 커지자, 제약업계는 고민에 빠졌다. 한국인 아스파탐 섭취량이 실제 허용량보다 극히 낮다는 식약당국 입장을 염두에 두고 기다리면서도, 의약품인 만큼 국민 불안이 커지면 대체재를 찾아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합성 감미료인 아스파탐은 같은 양으로 설탕의 200배의 단맛을 내기 때문에 쓴 맛을 되도록 줄이려는 의약품에서 첨가제 중 하나로 사용돼왔다. 주로 코팅이 되지 않은 감기약·소화제·구충제 등 알약이나 어린이가 섭취하는 해열제 시럽에 쓰인다. 6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나라에 따르면, 아스파탐이 첨가된 국내 허가 의약품은 총 688개(전문의약품 472개, 일반의약품 216개)다.
식약당국은 국민들이 벌써부터 불안해하기는 이르다고 판단한다. 하루 복용 횟수가 정해진 의약품의 경우 아스파탐 함유량이 WHO 권장량(40㎎/㎏)에 한참 못 미친다. 식약처 관계자는 “WHO 평가 결과 후 국내외 사용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마련해 아스파탐에 대한 조치를 마련하겠지만, 한국인의 아스파탐 일일섭취량이 허용량의 0.12%에 불과한 만큼 안전성 염려는 아직까지 하지 않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약업계는 그럼에도 우려한다. 의약품 내 아스파탐 함유에 따른 위험성은 낮겠지만, 약효에 대한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믿음이 실제 효능에 영향을 준다는 ‘플라세보 효과(placebo)’를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질병을 치료한다’는 의약품이라는 본질상 대체재 고민을 해야 하는 것도 현실”이라고 하소연했다.
식약처는 아스파탐을 포함해 총 22종의 인공 감미료를 허용하는데, 제약업계에서는 아스파탐 대체재로 말티톨, 에리스리톨 등을 후보에 두고 있다. 다만 말티톨과 에리스리톨은 설탕의 각각 90%, 70% 수준의 단맛을 내기 때문에 아스파탐보다는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식약처의 위해성 평가 전까지 IARC의 지정 결과를 지나치게 맹신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스파탐이 들어갈 예정인 2B군에는 발암 가능성이 잠재적으로 의심되는 물질이 들어가는데, 김치·피클 등 절임 채소류, 알로에 베라 등과 같이 일상에서 쉽게 섭취하는 식품도 포함돼 있다. 식약처가 허용하는 국내 기준에 부합한다면 큰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IARC가 지정한 발암물질이 절대적이지도 않다. 이들은 물질의 암 유발 증거가 얼마나 충분한지에 따라 분류하는데, ‘확정적 발암물질’을 뜻하는 1군이 아니라면 온전한 증거는 없다는 의미다. 예컨대 커피는 1990년 IARC 지정 발암물질 2B군에 포함됐지만 25년 이후인 2016년 이 기준에서 빠지기도 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아스파탐이 발암물질 2B군에 지정되더라도 IARC가 어떤 근거로 지정했는지 따져보는 작업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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