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도 안 든 영화가 ‘전석 매진’…관객수 부풀리기 실태

영화 '문맨'(왼쪽 사진)과 '제비'의 포스터. 영화사 제공

영화 상영관 좌석이 매진된 사례의 45% 이상이 심야·새벽 시간대에 몰린 것으로 나타나 영화계 ‘관객수 부풀리기’ 의혹이 커지고 있다.

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이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에서 받은 ‘심야 시간 발권 데이터 모니터링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 22일까지 영화 상영관 전석이 매진된 사례는 109건이었다. 이를 포함해 좌석 판매율이 90% 이상이었던 경우는 325건으로 집계됐다.

영진위는 관객수 부풀리기를 위한 ‘유령 상영’ 행태를 근절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지난해 12월부터 심야·새벽 시간대(0시∼오전 8시) 좌석 판매율 90% 이상인 영화 상영관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전석 매진 사례를 시간대별로 살펴보면 오전 7~8시가 59건(54.1%)으로 가장 많았고, 오전 2~6시 26건(23.9%), 0시~오전 2시 24건(22.0%) 등이었다.

이들 영화관이 소재한 지역은 서울이 81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남(10건) 전남(6건) 경기·대구(각 3건) 부산(2건) 등의 순이었다.

전석 매진 사례 가운데 총관객 수가 7539명에 그친 중국 영화 ‘문맨’(서울 송파구 소재 영화관 상영, 124석 전석 매진), 2584명만 관람한 독립영화 ‘제비’(서울 강남구 소재 영화관 상영, 166석 전석 매진) 등 흥행에 참패한 영화들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영화 '그대가 조국' 포스터. 영화사 제공

김 의원은 “최근 경찰이 ‘그대가 조국’ 등 영화 수십 편에 대해 관객수 부풀리기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는데 영진위는 모니터링을 통해 의심 정황을 확보하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관객수 조작 같은 부정행위는 영화 생태계를 교란하는 파렴치한 행위로, 관계기관이 보다 적극적인 조치로 이를 근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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