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원 지폐 속 성인 퇴계의 독특한 건강법

이지형 객원기자 2023. 7. 6. 07: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우황청심환의 '우황'은 소의 쓸개 속에 뭉친 노란색 덩어리다.

중화탕도 우황청심환처럼 30가지의 약재를 사용한다고 퇴계의 저서 '활인심방'에 기록돼 있다.

어쩌면 우황청심환을 대체하려는 내밀한 계획이 퇴계에게 있었는지 모르겠다.

퇴계는 탕약(중화탕) 외에 우황청심환 같은 알약도 처방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우황청심환의 ‘우황’은 소의 쓸개 속에 뭉친 노란색 덩어리다. 그러니까 어떤 이유로 인해 소의 몸속에 농축된 담즙이 우황이다. 이걸 잘만 복용하면 우리 몸의 열이 내리고, 독이 빠진다. 전통의 우황청심환은 이 우황에 사향, 용뇌, 서각 등등 30가지의 약재를 섞어 만든다. 요즘 표준화된 상태로 대량 생산되는 간이 우황청심환들은 프레젠테이션 앞둔 직장인들이 주로 먹지만, 옛날엔 중풍, 간질에 긴급 처방됐다. 그런데 정신을 맑게 해준다는 ‘청심’이란 말은 어디서 왔을까.

◇퇴계 이황이 ‘청심’을 언급한 이유
청심이란 단어의 첫 원전은 아닐 수 있지만, 조선 성리학의 종결자이면서 천원 지폐의 모델이기도 한 퇴계 이황 선생이 처방한 ‘중화탕’에 청심이 등장한다. 옛 학자들은 몸을 살리는 양생에도 무진 애를 썼다. 퇴계 선생이 처방한 중화탕도 그렇게 심신을 살리는, 요즘 말로 하면 건강기능식품에 해당했을 것이다. 중화탕도 우황청심환처럼 30가지의 약재를 사용한다고 퇴계의 저서 ‘활인심방’에 기록돼 있다. 어쩌면 우황청심환을 대체하려는 내밀한 계획이 퇴계에게 있었는지 모르겠다.

성분에 대한 설명은 잠시 미루고 퇴계가 활인심방에 명기한 중화탕의 제조법과 복용법을 정리하면 이런 식이다. 다소 희한하다. “30가지의 약재를 씹어 잘게 만든다. 마음의 불 한 근과 신장에서 나오는 물 두 대접을 써서 약한 불로 은근히 다려두었다가 필요할 때 따뜻하게 데워 복용한다.” 이렇게 만드는 중화탕을 잘만 복용하면 정신이 맑아져 의사가 못 고치는 병도 고친다는 것이다.

이제 청심을 포함한, 중화탕의 30가지 약재 구성을 보자. 제조법만큼 특이하다. 그중 예닐곱 개의 약재만 열거해보면 이 정도다. 처중(치우치지 않는다), 보애(사랑을 간직한다), 염퇴(조용히 물러난다), 수정(고요히 지낸다), 음줄(남몰래 돕는다), 인내(참고 견딘다) 그리고 청심(마음을 맑게 한다)…. 퇴계가 활용한 중화탕의 약재들은 잡히지 않고,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우황에 뒤질 것 없고, 사향에 쳐질 것 없다는 생각도 든다.

퇴계는 탕약(중화탕) 외에 우황청심환 같은 알약도 처방했다. ‘화기환’이란 이름의 알약이다. 치솟은 기를 누그러뜨려 주는 환이다. 중화탕의 휴대용 버전인지라 성분에는 큰 차이가 없다. 중용과 사랑과 고요와 인내 등이 주요 성분이다. 일상에서 화가 치솟을 때마다 마음속에 쟁여두었던 중화탕과 화기환을 꺼내 오물거리면 심신의 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게 현대인을 위한 옛 현인의 처방이다. 16세기를 살았던 퇴계는 일흔까지 장수했다. 

Copyright © 헬스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