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빅블러 시대, 융합교육이 나아갈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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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사회는 모든 경계가 허물어지는 '빅블러(Big Blur) 시대'와 마주하고 있다.
이제라도 융합교육 확대를 위한 방향을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설정해야 한다.
첫째는 융합교육과 더불어 학생들의 협업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고교학점제 시행, 대학과목 선이수제(AP) 정착과 함께 교육 단계별 주체가 참여하는 융합교육위원회나 협의체를 통해 일관된 교육과정과 정책 방향을 정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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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사회는 모든 경계가 허물어지는 ‘빅블러(Big Blur) 시대’와 마주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2982억원의 선불충전금을 벌어들여 기존 금융시장의 판을 흔들었다. 삼성과 카카오, 포스코 등 국내 기업은 직접 인재를 발굴해 양성하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취업시장은 기업이 인증한 자격증과 대학 졸업장이 경쟁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학도 벽 허물기에 분주하다. 최근 발표된 글로컬대학 예비지정 대학들은 무(無)학과, 무(無)학년제와 융합전공 활성화, 대학 간 통합 등 혁신적 계획을 선보였다. 교육부도 고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 학과나 학부를 두는 원칙을 71년 만에 폐지했다. 신설학과 전과 허용 등 획기적 규제 완화 정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사회 변화에 대응한 학생의 선택권 확대와 융합교육의 활성화는 우리 사회에 긍정적 변화를 가져다줄 것으로 예상한다. 이를 통한 교육의 질과 다양성 제고는 학령인구 감소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이제라도 융합교육 확대를 위한 방향을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설정해야 한다.
첫째는 융합교육과 더불어 학생들의 협업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미래 세대에게 중요한 협동심과 소통 능력은 대학의 체계적 교육과정을 통해 배양할 수 있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학생들과 협업을 경험하며 사회에서 필요한 협동심과 인성,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울 수 있다.
두 번째는 기존 전공 시스템의 축적된 역량을 활용해 융합전공을 확대해야 한다. 전문지식과 폭넓은 소양을 갖춘 ‘T형’ 융합인재를 양성하려면 전공 분야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진로 계획 등을 반영할 수 있는 유연한 학사제도를 구축해야 한다. 특히 기존 학과·전공의 경쟁력을 강화하면서도 융합전공 활성화를 위한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신산업·학문 분야 인재 양성을 위한 융합전공 제도인 강원대 미래융합가상학과는 첫해 4개 전공에서 5년 만에 39개 전공으로 확대됐을 만큼 성공적 모델로 인정받고 있다. 입학정원 없이 부·복수전공으로만 운영된다. 학생은 전공과 융합전공을 조합해 자신만의 새로운 진로를 개척할 수 있다. 교수에게는 학문적 교류를 촉진해 새 융합학문 분야로 진출할 기회를 제공한다.
세 번째는 대학과 초·중등교육 간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 고교학점제 시행, 대학과목 선이수제(AP) 정착과 함께 교육 단계별 주체가 참여하는 융합교육위원회나 협의체를 통해 일관된 교육과정과 정책 방향을 정립해야 한다. 이는 교육 격차를 해소하고 대학 진학의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빅블러 시대에 융합교육은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이는 학령인구 위기와 고등교육 경쟁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돌파구가 될 수 있다. 구성원의 자발적 노력과 정책적 지원도 뒷받침돼야 한다. 대학이 다양한 가능성과 넓은 세상을 만날수록 변화와 성장의 길도 열릴 것이다.
김헌영 강원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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