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대] 김민재 시대
축구대표팀 핵심 수비수 김민재(27)가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소속팀 나폴리(이탈리아)를 떠나 독일 분데스리가 최강 바이에른 뮌헨 입단을 눈앞에 두고 있다. 김민재는 3주간의 기초군사훈련을 이수하고 6일 논산 육군훈련소를 퇴소한다. 이후 메디컬 테스트, 세부 조건 조율, 계약서 서명 등 팀을 옮기기 위한 막바지 작업이 일사천리로 이뤄질 예정이다.
자국 리그 우승을 밥 먹듯 하는 뮌헨이 김민재를 영입하는 건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위해 꼭 필요한 선수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뮌헨이 김민재를 위해 향후 5년간 투자할 총액은 연봉(매년 256억원·세전)과 이적료(712억원), 각종 수수료(210억원) 등을 합쳐 2000억원이 넘는다. 계약 체결과 동시에 김민재는 올해 164억원의 연봉을 받는 손흥민(31·토트넘)을 제치고 한국 축구선수 역대 최고 연봉자로 올라선다. 차범근(70)을 필두로 박지성(42), 손흥민까지 공격수 중심으로 이어진 한국 축구 월드 스타 계보를 수비수가 물려받게 돼 더욱 반갑고 흥미롭다.
그런데 스포츠계가 주목하는 김민재가 둘이나 더 있다. ‘모래판 몬스터’로 통하는 씨름 김민재(21·영암군 민속씨름단)는 민속씨름 부흥을 이끌 견인차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지난해 대학생 신분으로 천하장사씨름대회를 제패하더니 성인 무대에 데뷔한 올해는 씨름판을 ‘김민재의 무대’로 만들었다. 5번의 대회 중 4개 대회 백두급(140㎏ 이하)을 평정했다. ‘이만기의 재림’으로 평가받는 그는 지난 1월 문화체육관광부가 공개한 ‘K씨름 진흥 프로젝트’를 이끌어 갈 간판스타로 제격이다.
배구 김민재(20·대한항공)도 걸출하다. 지난 시즌 프로배구 V리그에서 속공 3위(63.67%), 블로킹 7위(세트당 0.521개)를 기록하며 강한 인상을 남긴 신예 미들블로커다. 지난 5월 배구대표팀에 발탁돼 국제무대에 나설 기회도 잡았다. 배구인들은 20년 넘게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한 남자 배구의 숙원을 해결할 기대주로 주목한다.
종목과 역할은 서로 다르지만 세 김민재는 한국 스포츠의 문화·산업적 가치와 국제 경쟁력을 한 차원 끌어올릴 만한 재능을 갖췄다는 공통점이 있다. ‘김민재 보유국’ 국민이 느낄 즐거움과 자부심은 덤이다.
송지훈 스포츠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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