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후쿠시마 생선 안전”…한국 “수입금지, 방류와 별개”

이유정, 김민정 2023. 7. 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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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5일 일본 오쿠마시에서 후쿠시마 오염수로 채워진 수조에 사는 광어에게 먹이를 준 뒤 빈 통을 들어 보이고 있다. 그는 “처리수의 최후의 한 방울이 안전하게 방류될 때까지 IAEA는 후쿠시마에 최후까지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AFP=연합뉴스]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와 관련해 한국 등 주변 국가들이 민감해하는 이유의 하나는 먹거리 안전 문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지난 4일 최종 보고서는 후쿠시마 수산물 안전성에 “큰 문제가 없었다”고 결론을 내렸다.

IAEA 보고서에는 도쿄전력이 생선을 많이 먹는 일본인(하루 190g 섭취)을 대표자로 선정해 방사능 영향 평가를 진행한 결과가 실렸다. 유아(97g)·영아(39g) 역시 평균보다 많이 먹는 사례를 기준으로 방사능 영향을 측정했다. IAEA는 “‘수산물 섭취로 인한 영향은 미미했다’는 일본 측 결론은 국제 기준에 부합한다”며 “생선을 많이 먹는 성인 기준 방사선 연간 유효 선량은 최대 0.000032m㏜(밀리시버트) 수준으로 도쿄전력이 연간 방사능 제한선으로 삼는 0.05m㏜보다 훨씬 낮다”고 밝혔다.

보통 흉부 X선 촬영을 할 때 노출되는 방사능 선량은 0.01~0.04m㏜, 자연 상태에선 연간 3m㏜ 정도 피폭된다고 한다. IAEA는 넙치와 게, 해조류에 대한 방사능의 흡수선량 조사에서도 “일일 최소 흡수선량인 1m㏉(밀리그레이)보다 월등히 낮았다”는 일본 측 주장이 타당하다고 봤다.

한국 정부는 “오염수 방류와 수산물 수입 금지는 별개”라는 입장이다. 한국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해양수산부 등은 지난 4일 브리핑에서 “2013년 수입 규제는 2011년 후쿠시마 사고 당시 방출된 방사성 물질의 잠재적 위험이 여전하다는 데 기반한 것”이라며 “이는 일본 정부가 계획한 미래의 오염수 방류와 무관한 것으로, 수입금지 조치는 유지된다”고 밝혔다. 세계무역기구(WTO)도 2019년 후쿠시마 수산물의 안전성 여부와는 별개로 한국이 자국민의 건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입금지 조처를 내린 건 정당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 방류를 위한 객관적 토대는 마련했지만 한국·중국은 물론 자국 내에서도 제기되는 우려의 목소리를 넘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앞서 중국 외교부는 “일본이 독단적으로 오염수를 방출하면 모든 결과를 감수해야 한다”며 보복 가능성까지 암시했다. 한국과 태평양 도서 국가들도 오염수 안전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일본 어민들도 일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후쿠시마현 어민인 미하루 도모히로는 5일 마이니치신문에 “정부로서는 처리수(오염수)의 안전성을 강조하기 위해 IAEA 보고서가 필요했겠지만, 우리를 먼저 납득시켜야 하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CNN도 오염수 해양 방류가 시작되면 후쿠시마 어업이 또다시 위축될 수 있다는 현지 어민들의 우려를 전했다.

환경단체 등에선 “IAEA가 일본의 국제적 영향력을 고려해 편향된 결론을 내린 것 아니냐”며 일본의 IAEA 재정분담금 기여도를 거론하기도 한다. 그러나 IAEA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IAEA 분담금 비율이 높은 국가는 미국(25.1%), 중국(14.5%), 일본(7.7%) 순이다. 한국은 2.5%가량이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5일 후쿠시마현 이와키시 오염수 대책 행사에서 “처리수의 최후의 한 방울이 안전하게 방류될 때까지 IAEA는 후쿠시마에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이유정·김민정·문상혁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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