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전 40기’ 장재영이 드디어 해냈다…감격의 데뷔 첫승 신고

고봉준 2023. 7. 5.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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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장재영이 5일 고척 NC전에서 승리투수가 된 뒤 동료들로부터 물세례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장재영(21)이 마침내 그토록 그리던 마수걸이 승리의 감격을 맛봤다.

장재영은 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나와 5와 3분의 1이닝 동안 2피안타 4볼넷 7탈삼진 무실점 호투하고 2-0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2021년 데뷔 후 처음으로 승리투수가 되는 기쁨을 누렸다. 1군 경기 40번째 등판 만이다.

이날 장재영은 역대 개인 최다인 92구를 던졌다. 5와 3분의 1이닝 역시 최다 이닝이다. 최고시속 154㎞의 직구(70구)와 130㎞대 안팎의 슬라이더(15구), 커브(7구)를 섞어 던져 NC 타선을 제압했다.

키움은 장재영의 호투를 앞세워 최근 2연승을 달렸다. 올 시즌 성적 38승2무39패로 5할 승률을 눈앞으로 뒀다. 반면 NC는 에이스 에릭 페디가 5이닝 5피안타 8탈삼진 2실점으로 비교적 자기 몫을 했지만, 타선이 터지지 않으면서 최근 5연패를 당했다.

갈산초와 신월중, 덕수고를 나온 장재영은 입단 전부터 많은 기대를 안았다. 고교 시절 시속 150㎞대 중반의 빠른 공을 던져 KBO리그는 물론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환심을 샀다. 한때 미국 진출을 고민하기도 했지만, KBO리그 데뷔로 마음을 굳혔다. 이어 2021년도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키움으로부터 1차지명을 받은 뒤 계약금 9억 원을 안고 프로 무대로 입성했다.

그러나 1군 마운드의 벽은 높았다. 2021년 19경기를 나왔지만, 승리 없이 1패만 기록했다. 소화한 이닝도 17과 3분의 2이닝으로 적었다. 지난해 역시 14경기에서 14이닝을 던진 것이 전부였다.

2019년 청소년 국가대표 시절의 장재영. 연합뉴스

1군에서 날아오르지 못한 원인은 제구 난조였다. 빠른 공은 갖고 있지만, 스트라이크존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면서 계속 흔들렸다. 본인은 물론 구단에서도 갖은 노력을 했지만, 이 문제는 쉽게 고쳐지지 않았다.

그러나 올 시즌 들어 변화의 바람이 감지됐다. 겨우내 호주 질롱 코리아 유니폼을 입고 뛰며 투타를 병행하면서 마음의 안정을 되찾았다. 이어 미국 스프링캠프를 통해 5선발 수업을 착실히 받아 제구력도 향상됐다.

이날 경기 전까지 장재영의 올 시즌 성적은 6경기 2패 평균자책점 5.23(20과 3분의 2이닝 12자책점)이었다. 만족스럽지는 못했지만, 어느 정도 타자와의 싸움이 된다는 점에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그리고 이날 자신의 프로 데뷔 후 40번째 경기에서 마침내 감격의 첫 번째 승리를 맛봤다.

키움 장재영이 5일 고척 NC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출발부터 산뜻했다. 장재영은 1회초 NC의 공격을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손아섭을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운 뒤 서호철과 박민우를 각각 삼진과 2루수 땅볼로 요리했다. 안타와 볼넷이 나온 2회 무사 1, 2루 위기에선 윤형준과 천재환, 박세혁을 모두 삼진으로 잡아냈다.

3회 역시 쉽지 않았다. 선두타자 김주원에게 볼넷을 내준 뒤 손아섭에게 중전안타를 맞았다. 이어진 서호철의 타석. 빠른 땅볼이 마운드로 향했다. 장재영은 이를 몸으로 막아 어렵게 잡은 뒤 2루로 던져 병살타로 연결했다. 이어 박민우를 삼진으로 처리하면서 이날의 최대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겼다.

장재영은 4회 1사 1루에서도 윤형준을 유격수 방면 병살타로 요리해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그러자 키움 타선이 힘을 내기 시작했다. 4회 선두타자 김혜성과 이정후의 연속 안타로 만든 무사 1, 3루. 이정후가 김웅빈의 타석 때 2루를 훔쳤고, 김웅빈이 우익수 앞으로 떨어지는 적시타를 터뜨려 주자들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키움 장재영이 5일 고척 NC전에서 승리투수가 된 뒤 동료들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2점을 지원받은 장재영은 호투를 이어나갔다. 5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해 승리투수 요건을 채웠다. 이어 6회 선두타자 손아섭을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웠고, 서호철에게 볼넷을 내준 뒤 다음 투수 양현과 교체됐다. 양현은 후속 타자들을 범타로 요리해 장재영에게 실점을 안기지 않았다. 또, 7회 역시 무실점으로 막았다.

뒤이어 나온 키움 불펜진도 의기투합해 장재영의 마수걸이 승리를 지켰다. 8회 올라온 김재웅이 1이닝을 무실점을 기록했고, 마무리 임창민히 9회를 지켜 2-0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한편, 같은 날 잠실에선 KT 위즈가 LG 트윈스를 8-4로 꺾고 4연승을 달렸다. 인천에선 KIA 타이거즈가 SSG 랜더스를 17-3으로 대파했다. 대전에선 한화 이글스가 롯데 자이언츠를 5-3으로 제쳤고, 포항에선 두산 베어스가 삼성 라이온즈를 7-4로 물리쳤다.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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