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디 선교사 영적각성 120주년… 기념성회 내달 17일 시작 “한국교회 영성회복·복음능력 경험 계기 마련”

박성희 2023. 7. 5.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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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성회 준비위원장 이현식 목사 <진관교회>
한국교회는 어느 때보다 부흥을 갈망하고 있다. 지난 2월 미국 애즈버리대학의 부흥 소식은 한국교회에 신선한 자극이 됐으며, 지난 6월에 열린 '빌리그래함 전도대회 50주년 기념 행사'를 통해 한국교회는 '어게인 1973'을 꿈꿨다. 그리고 오는 8월 기독교대한감리회 주최로 전국단위 부흥 대회가 열린다. 한국교회 부흥운동 아버지라 불리는 하디(Robert A. Hardie·1865~1949) 선교사의 원산감리교회 영적각성 120주년을 기념해 '2023년 하디 영적각성 120주년 기념성회'를 기획한 것이다. 이번 기념성회에서 준비위원장을 맡은 이현식(진관교회) 목사를 지난달 6월 20일 교회에서 만났다.

이현식 목사는 이번 성회가 일회성 행사가 되지 않도록 매성회마다 영적각성 선포식과 결단식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사진= 강민석 객원기자

- 기념성회 추진 배경 및 준비위원장으로서 소감은.

“기독교대한감리회는 10년 전 하디 선교사를 재발견했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1907년 평양대부흥만 이야기했지만 1903년 하디 선교사의 영적 각성운동이 평양대부흥의 기폭제가 되었음을 확인했다. 이에 감리교단은 ‘2003년 하디 영적각성 110주년 기념성회’를 열고 10년 주기로 하디 영적각성 운동을 준비해 한국교회의 회복과 부흥 기회로 삼기로 했다. 10년 전 하디 110주년 기념대회에서는 팀원으로 참여해 큰 은혜를 받았다. 10년 전 준비위원장은 당시 나보다 10살 많은 최이우(종교교회) 목사였다. 10년 후에는 지금의 나보다 10살 적은 후배 목사가 맡을 것이라고 생각 하면서 좋은 전통을 남기고 싶은 ‘거룩한 부담’을 가진다. 대회를 준비하며 젊은 목회자를 발굴해 성회 기간 기도 인도자로 세울 예정이다.”

-한국교회에 하디 선교사의 영적각성 운동이 필요한 이유는.

“한국교회 상황은 10년 전보다 더 어려워졌다.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며 예배 자리를 지키는 것도 예전 같지 않고, 최근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등으로 이단 사이비의 폐해가 교회에 대한 불신으로까지 이어졌다. 지금은 전도에 대한 근본부터 다시 고민해볼 때라고 생각하며, 전도 현장의 회복을 위해서 이번 기념 성회가 쓰임 받기를 기대하며 준비하고 있다. 교회가 또 대형집회를 준비하느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모두 교회 회복과 영적 사모함의 간절함으로 생각하며, 함께 기도하며 마음을 모아 교회의 회복과 부흥을 기대하면 좋겠다.”

지난 2013년 하디 기념성회 모습. 기독교대한 감리회 제공


- 이번 기념성회가 목표로 하는 것이 있다면.

“1903년 하디 선교사는 원산에서 열리는 여선교사 사경회를 준비하며 하나님이 주시는 놀라운 은혜를 경험했다. 그리고 원산감리교회에서 연합기도회 시간에 동료 선교사들 앞에서 그동안 백인으로서 인종적 우월함, 의사로서 신분적 교만함을 가지고 성령 충만 없이 사역해 왔음을 눈물로 회개했다. 이후 사람들이 회중 앞에서 공개적으로 죄를 고백하는 일로 이어지면서 교회에 성령의 임재가 임하는 통로가 됐다. 또한 하디 선교사는 교회를 넘어 우리나라 변화의 중심이 된 인물이다. 원산의 영적대부흥운동이 평양으로, 그리고 전국으로 퍼져나가 백만명 구령운동이 일어났다. 또한 교회를 중심으로 한 3·1만세운동은 대한제국을 대한민국으로 바꾸는 계기가 됐다. 예수님으로 인해 세계역사가 바뀐 것처럼 하디 선교사의 회개는 한 나라와 민족을 바꾼 셈이다. 하디 선교사의 영적각성을 본받아 이번 기념성회가 교회의 영적권위가 회복되는 영성회복의 계기, 사회를 새롭게 하는 복음의 능력을 경험하는 계기, 감리교회의 역동성이 회복되는 교회 회복의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 이번 기념성회의 특징은 무엇인가.

“하디 선교사의 발자취를 따라 권역별로 순차적으로 진행된다는 특징이 있다. 지난 110주년 기념성회가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되어 전국의 교회를 품지 못한 아쉬움을 보완했다. 8월 17일 하디가 잠시 머물렀던 부산을 시작으로 20일 강릉, 22일 대전에서 진행하며, ‘하디 영적각성의 날’인 24일은 수도권인 선한목자교회에서 진행한다. 또한 이번 성회가 일회성 행사가 되지 않도록 매성회마다 영적각성 선포식과 결단식을 진행한다. 성회가 끝난 후에도 각 교회를 통해 전도운동, 기도운동, 사회성화운동이 확장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마지막 날에는 사회평신도국이 주관하는 ‘자랑스러운 선교대상’ 시상식이 열린다. 코로나 기간이었던 지난 3년간 건강한 성장을 이룬 교회를 선정해 시상한다. 연회별로 한교회씩 선정해 최대 1000만원씩 전달하며, 가장 성장세가 두드러진 교회 한곳에는 1억원을 전달한다. 청년대회 및 청소년대회(교육국, We are Church 주관)도 별도로 진행하며 도서출판KMC 주관으로 하디 선교사의 삶을 보여주는 ‘소설 하디’(고진하 지음) 독후감 공모전을 실시한다. 전국의 감리교회 성도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 이번 기념성회가 전국 11개 연회 모든 감리교회의 축제가 되기를 바란다.”

도서출판KMC는 '소설 하디'의 독후감 공모전을 진행한다. 자세한 내용은 기독교대한감리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진관교회 분위기는 어떠한가. 또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진관교회 성도들이 이번 성회를 위해 구체적인 기도 제목 아래 한마음으로 기도하는 것은 물론 재정 후원으로도 함께하고 있다. 기념성회를 앞두고 ‘부흥’이라는 주제로 매 주일 설교를 전하고 있다. 현재 약 20회 중 8회까지 진행해 성도들이 감리교단 부흥의 시발점이 되고자 하는 소망으로 가득하다. 매년 진관교회에서 연 2회 부흥회를 열며 느낀 것은 전체 성도가 은혜를 받기는 불가능하지만 소수의 은혜받은 이들이 공동체 곳곳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이는 하나님이 기뻐하는 일이고, 한국교회가 새로워지는 일이기 때문에 이번 기념성회에서도 그런 은혜가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번 기념성회를 위해 지지하고 격려해주는 이철 감독회장과 수고를 아끼지 않는 실무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하디의 영적각성이란
조선인 멸시·교만 공개 회개
원산대부흥운동 불씨 당겨

하디(Robert A. Hardie) 선교사

하디(Robert A. Hardie) 선교사는 캐나다 출신의 남감리교 의료선교사로 1898년부터 함경남도 원산을 거점으로 강원도 북부에서 의술을 베풀며 전도를 시작했다. 그는 5년 동안 선교에 매진했으나 뚜렷한 열매를 남기지 못하고 고민하던 중 1903년 8월 24일부터 일주일 동안 원산감리교회에서 열린 여선교사 사경회를 준비하다가 '아무리 수고해도 성령의 임재가 없으면 소용없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이후 하디 선교사는 8월 30일 원산감리교회 연합기도회에서 자신의 교만과 한국인을 멸시했던 죄를 공개적으로 회개했다. 그의 회개는 곧 한국인들의 마음에도 회개의 불을 붙여 원산대부흥운동의 도화선이 됐다. 그는 그 후에도 개성과 서울 인천 등지를 순방하며 집회를 인도했고, 특히 1906년 8월 평양에서 인도했던 감리교 장로교 선교사 연합기도회는 1907년 평양대부흥의 기폭제가 됐다.

올해는 원산부흥운동이 일어난지 120주년이 되는 해이다. 기독교대한감리회는 철저한 회개와 부흥의 갈망을 통해 기도 운동을 일으키고 복음의 확장을 이루기 위해 오는 8월 '하디 영적각성 120주년 기념성회'를 준비하고 있다.

하디 발자취 따라 성회
“1903년 기적의 역사 되살려 사회·국가 변화 동력 제공”

기독교대한감리회 홈페이지에 마련된 하디 기념성회 홍보 영상.

'하디 영적각성 120주년 기념성회'는 하디 선교사의 선교 발자취를 따라 '권역별 릴레이'로 진행된다. 8월 17일 남부권역 부산 온누리교회(박성수 목사)를 시작으로, 8월 20일 강원권역 강릉중앙교회(박태환 목사), 8월 22일 중부권역 대전한빛교회(백용현 목사)에서 진행한다. 최종 기념 성회이자 '영적각성의 날'은 8월 24일 수도권역 선한목자교회(김다위 목사)에서 진행한다. 이를 위해 올 초 준비모임이 시작됐으며 지난 4월 준비위원회가 출범했다. 대회장은 이철 감독회장이며 준비위원장은 이현식 목사가 맡았다. 부위원장은 서길원 안세기 이광섭 목사가 공동으로 맡았으며, 사무총장은 이인선 목사가 맡았다.

지난 4월 19일 열린 출범식에서 이철 감독회장은 "이번 기념성회는 하디의 영적각성이 과거의 역사로만 남지 않고 이 시대에도 계속 일어나게 해 달라는 기도 운동"이라며 "영적각성은 가정과 사회, 국가를 변화시키는 영향력을 지닌다"고 밝혔다.

박성희 객원기자 jong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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