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피폭? 6000억년 걸린다" vs "매일 100t? 검증될 지 우려"
4일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발표한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 종합보고서를 놓고 국내 과학자들이 엇갈린 평가를 했다.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 계획이 안전 기준에 부합한다”는 IAEA의 결론에 대해 “과학적으로 검증이 잘 된 보고서”라는 평가가 있는 반면 “일본을 정당화해주는 보고서로 의미가 없다”는 비판도 나왔다.
“국제기구도, 각국 시찰단 검증 결과도 같다”
정용훈 한국과학기술원(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도 “보고서를 보면 해양 생물의 농축이나, 침전 비율이 잘 고려됐고 방류 대상이 되는 오염수가 ALPS를 몇 번 거쳐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검증이 잘 됐다”며 “방류할 물에 들어있을 핵종에 대한 평가도 IAEA 자체 가이드라인에 따랐다”고 평가했다.
“IAEA, 일본이 정한 로드맵대로 검증”
IAEA의 보고서가 객관성을 잃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백도명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전 서울대 보건대학원 원장)는 “IAEA가 일본이 2021년에 만들어 놓은 기본 방침(basic policy)을 그대로 따랐다”며 “보고서 결론 부분에 ‘정당화(justification)의 책임은 일본에 있다’고 쓰여 있는데, 실질적으로 자체 리뷰를 안 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백 명예교수는 지난 5월 환경단체가 연 기자회견에 참석해 “IAEA는 일본이 2021년 각료 회의에서 오염수 해양 방류를 만장일치로 결정하기 전인 2020년에 이미 일본의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통한 오염수 해양 방류에 관해 지지를 표명했다”며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대의 한 현직 교수는 “도쿄전력은 ALPS가 국가 1급 보안 시설이기 때문에 각 국가 시찰단의 접근을 제한했고, 도쿄전력이 탱크에서 직접 시료를 떠서 나눠줬기에 객관적으로 처리된 오염수를 검증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당연히 각 국가의 검증 결과는 비슷했는데, 여기서 눈여겨볼 부분은 미국과 프랑스는 시료에서 플루토늄을 발견했다는 것으로 일본이 쏟아내 온, 쏟아낼 오염수의 핵종 검사가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다핵종제거설비가 아닌 다핵종저감설비가 정확한 말”이라며 “IAEA가 모니터링 한다고는 하지만 매일 100t씩 발생해 콸콸 쏟아지는 오염수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을까 우려스럽다”고 주장했다.
IAEA “후쿠시마 넙치·게 피폭량 기준치 훨씬 못 미쳐”
IAEA는 보고서에서 “오염수 방류시 후쿠시마 앞바다 넙치의 피폭량은 하루 0.000007mGy(밀리그레이)로 국제 안전표준인 하루 1-10mGy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게의 경우 국제안전표준은 하루 10-100mGy인데, 평가 결과는 하루 0.000007mGy로 나타났고, 미역도 국제안전표준(하루 1-10mGy)보다 평가 결과(하루 0.000008mGy)가 현저히 낮았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평생 날 못 잊게 하겠다” 전 남친의 충격적인 유서 | 중앙일보
- 비 맞으며 女기자 생중계…빨간옷 아저씨 돌발 행동도 방송됐다 | 중앙일보
- "이재명 되겄소?""이낙연 쪼까 서운"…野 텃밭, 광주 심상찮다 [르포] | 중앙일보
- "청각장애 학생인데, 듣고 말하기 강요했다"…지옥 같았던 교실 | 중앙일보
- "대낮 막걸리 5병이나 마셨다"…文·이낙연 밥상 위 '나라 걱정' | 중앙일보
- '줄기세포 인간배아' 뉴스에 떠오른 이름…황우석 충격 근황 | 중앙일보
- 남편에 성매매 들킬까 봐 "성폭행당했다"…판사 "무슨 생각이냐" | 중앙일보
- 택배 가지러 나온 여성 내리쳤다…계단서 1시간 기다린 범인 정체 | 중앙일보
- 미 NASA도 못 했는데…손자 숨진 급발진, 할머니가 증명하라니 | 중앙일보
- 이천수, 올림픽대로 1km 빗속의 질주…만취 뺑소니범 잡았다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