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차명 프로포폴 투약’ 강남서만 20곳” 前야구선수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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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 명의로 제주도 소재 병원에서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해 징역형을 선고 받은 전직 프로야구 선수가 서울 강남 일대를 돌며 같은 방식으로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한 정황을 경찰이 포착해 수사에 나섰다.
지난해 7월부터 이 사건을 수사한 제주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김씨가 제주뿐 아니라 서울 강남 일대 병원들에서도 불법으로 프로포폴을 투약했다는 제보를 받았지만, 추가적인 수사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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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록서 투약 인정, “그게 왜 중요?”
제주서 14차례 투약으로 이미 징역형
지인 명의로 제주도 소재 병원에서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해 징역형을 선고 받은 전직 프로야구 선수가 서울 강남 일대를 돌며 같은 방식으로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한 정황을 경찰이 포착해 수사에 나섰다.
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30대의 전직 프로야구 선수 김모씨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 사건 관련 제보를 받았다. 현재까지 고발인에 대한 조사를 마친 상태”라고 말했다. 김씨는 현역 은퇴 뒤 재고 의류 판매 회사를 인수하는 등 사업체 운영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씨가 시술 등을 이유로 프로포폴 처방을 받은 서울의 병의원은 64곳에 이른다. 이중 지인 등의 이름을 빌려 차명으로 프로포폴 투약을 받았다고 의심되는 곳은 20여곳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이들 병원의 접수 기록엔 김씨 실명이나 주민등록번호가 없었으며, 대신 그의 휴대전화 번호는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와 지인 간 녹취록에도 김씨가 지속적으로 프로포폴을 투약한 정황이 나타난다. 지인이 “주사 또 맞고 왔냐”고 묻자, 김씨가 “맞았다. 그게 왜 중요한 건데”라고 답하는 내용의 녹음파일도 경찰이 확보했다고 한다. 당시 김씨는 프로포폴 투약을 위해 주변사람들에게 돈을 빌리고, 이 때문에 갈등도 빚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의 진술이 고발 내용과 일치한다면 차명 프로포폴 투약을 병원이 방치한 정황이 있는지도 들여다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현재 해외에 머물고 있으며, 조만간 귀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앞서 제주도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했다가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 제주지법 형사3단독 김현주 판사는 지난 5월 상해와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김씨는 제주 소재 병원에서 차명으로 14차례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했다. 지인 등의 주민등록번호를 병원에 기재하고 처방을 받는 식이었다.
지난해 7월부터 이 사건을 수사한 제주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김씨가 제주뿐 아니라 서울 강남 일대 병원들에서도 불법으로 프로포폴을 투약했다는 제보를 받았지만, 추가적인 수사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경찰청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제주에서 서울까지 수사하기는 어렵다”라며 “김씨의 강남 일대 프로포폴 투약 건은 지난 2월 고발인에게 관할 경찰서에 다시 고발하라고 안내했다”고 말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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