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호소인 단어 없애라" 이상민·박지현 당에 쓴소리
[김화빈 기자]
▲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넥스트민주당이 주최한 '권력형 성범죄 : 안전한 민주당으로 가는 길' 토론회가 5일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열렸다. 토론회 참석자들이 '권력형 성범죄 피해자들에게 손을 내민다'는 의미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아랫줄 왼쪽부터 신용우 전 충남지사 수행비서, 이 의원, 김수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이대호 전 서울시장 미디어비서관, 윗줄 왼쪽부터 황연주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사무국장, 이재정 전 더불어민주당 보좌진,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장, 마민지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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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이상민 의원과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당내 권력형 성범죄 및 2차 가해를 자성하는 토론회를 열고 당규·윤리규범에서 '피해호소인' 단어를 삭제하는 등의 제안을 혁신위에 전했다.
이 의원과 넥스트민주당은 5일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 '권력형 성범죄 : 안전한 민주당으로 가는 길' 토론회를 열었다. 넥스트민주당은 박 전 위원장 등 청년당원들이 만든 조직이다.
"여론 뭇매 맞으면 납작 엎드리기만... 근본적으로 안 변해"
첫 발언에 나선 이상민 의원은 "민주당은 안희정·박원순 성폭력 사건, 이재명 대표의 사법적 의혹 수사·재판, 돈봉투, 코인 사건이 있을 때 그에 대응하는 태도가 매우 애매모호했다. 구차스러운 변명으로 비호했다"며 "고 박원순 서울시장 성폭력 의혹 때는 '피해호소인'이라는 말도 나왔다. 여전히 정정도 안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호소인을 말하신 분들은 오랫동안 인권·시민운동을 해왔던 분들이다. 이런 이율배반적 행동을 거침없이 하는 민주당 근저에는 도덕 불감증이 있다"며 "민주당은 인권과 민주주의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정당이라고 우리 당헌·당규에도 나와 있는데 그렇지 못한 면이 너무 많다. 우리 당의 최고 논리는 진영논리와 대선·총선·지방선거 승리다. 이 얘기만 하면 어떤 주장이든 상대를 악마화한다"고 꼬집었다.
▲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넥스트민주당이 주최한 '권력형 성범죄 : 안전한 민주당으로 가는 길' 토론회가 5일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열렸다. 이 의원이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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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민주당은 당내에서 성범죄가 발생해 여론의 뭇매를 맞으면 납작 엎드려 사과하지만, 화살이 지나가면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았다"며 "안희정 전 충남지사·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폭력 사건 때도 민주당은 TF를 꾸렸지만 그뿐이었다. 이후로도 박완주 의원 사건, 최강욱 의원 사건, 김원이 의원실 내 보좌진 사건 등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더해 "권력형 성범죄 피해자들은 여전히 일상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며 "박완주 의원처럼 현직 의원이거나 유력대선주자였던 안희정 전 지사의 힘이 정치권에서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올해) 8월에는 박원순 전 시장의 범죄 책임을 회피하는 (주장을 담은) 다큐를 공개하는 세력도 등장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위원장은 "민주당이 수많은 권력형 성범죄로 신뢰를 잃었지만, (여전히) 시스템·절차 없이 대표 한 명이 문제를 해결하는 형국"이라며 "대표가 누구든 피해자 보호를 제1원칙으로 처리하는 제도가 갖춰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넥스트민주당이 주최한 '권력형 성범죄 : 안전한 민주당으로 가는 길' 토론회가 5일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열렸다. 토론회에 참석하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참석자 소개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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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더불어민주당의 권력형 성폭력 예방을 위한 혁신안'을 혁신위에 제출하기로 했다. 혁신안에는 ▲ 권력형 성범죄 발생 시 14일 이내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개회 의무화(국회법 제46조 개정) ▲ 당규 및 윤리규범 내용에 피해호소인 표현 삭제 ▲ 현직 국회의원·단체장·당대표 등 성평등 교육 의무화 ▲ 당내 젠더폭력신고센터 기능·위상 격상 ▲ 당내 권력형 성범죄 피해자 일상회복 지원제도 마련 ▲성평등 의전 가이드라인 제정 및 보급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한편 이날 박 전 위원장은 안희정·박완주 사건 피해자의 메시지를 대독했다. 피해자들은 "국회·정치권이 권력형 성폭력에 가장 취약한 곳"이라며 "토론회에서 실효적 방안이 논의돼 국회에서 일하는 여성 보좌관·당직자들이 안전히 일할 수 있도록 바란다"고 했다.
이날 토론회 좌장은 김수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가 맡았고 신용우 전 충남지사 수행비서, 이대호 전 서울시장 미디어비서관,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황연주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사무국장, 이재정 전 더불어민주당 보좌진, 마민지 다큐멘터리 감독이 발제·토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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