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재고 빼돌린 LG디플 직원에 "130억원과 이자 배상하라"

130억원 상당의 LCD모듈 제품을 빼돌려 판매한 LG디스플레이 전 직원에게 160억여원을 회사에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남부지법 민사11부(부장판사 김정민)는 LG디스플레이가 전 직원 황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지난 4월28일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5일 밝혔다.

재판부는 황씨가 LG디스플레이 측에 130억5561만여원 및 지난 2018년 9월부터 선고일까지 5년간 지연이자 연 5%, 판결 이후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를 배상하라고 선고했다.

지연이자까지 감안할 경우 실제 황씨가 LG 측에 줘야 할 돈은 160억여원에 달한다.

LG디스플레이 영업팀 책임 직원으로 재고 및 공급관리 업무를 담당하던 황씨는 2012년부터 2018년까지 6년 동안 중국의 창고에 보관하던 LCD모듈 제품 재고 15만1484개를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황씨가 빼돌린 제품은 시가 1171만6431달러 상당으로, 당시 환율 1달러당 1114.3원을 감안하면 130억원 규모다.

황씨는 생산한 LCD모듈 제품을 계열사로 보내는 과정에서 재고이관이나 반품 요청이 들어왔을 때 실제 배송여부 등 사후 확인을 하지 않는 점을 악용해 중국의 창고에 보관 중이던 제품을 국내로 운송시켜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범행이 발각되는 것을 막기 위해 반품대금은 미수채권으로 관리하도록 하기도 했다.

앞선 형사재판 항소심에서 황씨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징역 7년이 선고됐고, 2020년 3월 대법원에서 상고가 기각돼 형이 확정됐다.

황씨는 또한 LG디스플레이 측에 5억5000만원 상당의 전세보증금 반환 채권, 2억원 상당의 골프 회원권을 양도하는 방식으로 변제한 만큼 이 금액만큼 배상금에서 빼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이 채권의 양도가 원고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 채권의 변제에 갈음해 이뤄진 것이거나, 원고가 양도받은 채권을 변제받았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황씨는 1심 선고 이후인 5월22일 항소했지만, 항소기간인 2주를 넘겨 지난달 8일 소가 각하됐다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