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꺼낸 '오염수 콘크리트화'에...원전 전문가 "상상력"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 계획이 IAEA의 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최종 보고서를 발표한 데 대해 환경단체들이 “편협하고 제한된 검증 결과”라고 반발했다.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공동행동은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IAEA는) 방사성 물질의 생물학적 농축에 대한 문제도 제대로 평가하지 않았고, 도쿄전력 자료에 근거해 국경을 넘어서는 영향이 없다고 섣부른 결론만 내리고 있다”며 “ IAEA가 그간의 육상보관, 고체화 등의 대안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기에 편협하며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염수 해양투기 면죄부만 준 IAEA 보고서는 즉각 폐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제 환경단체인 그린피스도 “도쿄전력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결정은 인접 국가들에 중장기적인 비용 피해를 입힐 뿐 아무런 편익을 주지 못한다”며 “IAEA는 오염수 방류 결정과 관계된 모든 것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자체 지침에서 권고되는 오염수 방류의 초국경적 영향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PIF 과학자 “콘크리트 만들자” 제안…일본 정부 거절
환경단체가 언급한 대안 중 하나는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는 대신 콘크리트를 제작하는 데 사용하는 것이다.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PIF(태평양도서국포럼) 과학자 자문단은 지난달 1일 일본 정부 측과 회의에서 처리된 오염수로 콘크리트를 만들어 사람과 접촉이 적은 구조물을 만드는 데 쓰는 방법을 제안했다. 하지만, 일본 측은 “기술적, 법률적 측면에서 제안한 방안이 어렵다”며 거절했다. 콘크리트를 배합할 때 발생하는 열로 삼중수소가 증발하고, 오염수가 포함된 콘크리트는 국내법상 방사성폐기물로 분류된다는 이유에서다.
장마리 그린피스 캠페이너는 “처리하고 삼중수소만 남은 물을 콘크리트를 만들 때 섞으면 (삼중수소) 베타선이 빠져나갈 수 없기 때문에 인간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면서도 “이렇게 해양 방류보다 방사선 피폭이 적은 방법이 있는데도 전혀 고려되거나 검증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고체화는 안전 기준도 없어…상상력으로 얘기”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오염수를) 고체화시켜서 묻는 방법의 경우 안전 기준 자체가 없기 때문에 IAEA도 초기 단계에서 포기한 아이디어”라며 “콘크리트 고체화 주장은 말 그대로 상상력으로 얘기하는 것”이라고 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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