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기‧비용‧무게 절반으로”…‘전기차 신입’ 도요타의 배터리 야망

임주리 2023. 7. 5.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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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자동차 업체인 일본 도요타가 전기차 배터리의 크기·무게·비용을 모두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배터리 구상’을 내놨다. 전기차 시장에 비교적 늦게 진입한 도요타가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글로벌 자동차·배터리 업체 간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도요타의 전고체 배터리 탑재 전기차 시범 모델. 사진 도요타


4일(현지시간) 카이타 케이지 도요타 탄소중립연구개발센터장은 “현재 쓰이는 액체 배터리는 너무 크고 무거우며 비싸다”며 “전고체 배터리를 이용해 이런 문제를 해결할 기술적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밝혔다.

케이지 센터장에 따르면 도요타는 전고체 배터리 재료의 생산을 단순화하는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전기차 충전시간을 현재의 절반 수준인 10분 이내로 단축하고, 주행거리는 그 두 배인 1200㎞까지 늘리는 방안을 찾았다는 설명이다. 앞서 도요타는 지난달 기술설명회를 열고 “전고체 배터리 탑재 전기차를 2027년께 상용화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이 고체로 돼 있어 액체를 쓰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아 한 번 충전하면 보다 오래 쓸 수 있다. 화재나 폭발 위험도 낮아 ‘꿈의 배터리’ ‘전기차 게임체인저’ 등으로 불린다. 배터리 업계는 물론 주요 완성차 업체들도 개발에 팔을 걷어붙인 이유다.

문제는 가격이다. 핵심 소재인 황화리튬은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가격의 20배가 넘는다. 상용화를 위해선 충전 가능 횟수도 현재의 10~100배 수준인 수천 번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 FT는 “도요타는 일본의 대표 배터리 기업인 파나소닉과의 합작 회사를 통해 관련 기술을 연구 중”이라고 전했다. 데이비드 베일리 영국 버밍엄대 경제학과 교수는 “도요타 측의 주장이 맞다면 전기차의 미래에 획기적인 순간이 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당장 상용화는 어려울 수 있다”고 짚었다.

사토 코지 도요타 사장. 로이터=연합뉴스


도요타는 미국·한국 등 경쟁 업체에 비해 전기차 개발에 상대적으로 늦게 뛰어들었지만 기술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 받는다. 특히 전고체 배터리에 대해선 1311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4월 사토 코지 신임 사장이 취임한 이후 전기차·배터리 개발에 더욱 힘을 쏟고 있는 모습이다.


너도나도 ‘꿈의 배터리’ 개발 박차


‘꿈의 배터리’ 개발에 나선 건 도요타만이 아니다. 경쟁사인 닛산은 2028년, 혼다는 2020년대 후반을 목표로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국내에선 배터리 3사를 중심으로 연구개발이 활발하다. 삼성SDI는 2027년 양산을 목표로 올해 하반기 내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을 생산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2027년께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SK온은 미국 솔리드파워와 손잡고 내년 시제품 개발, 2028년께 상용화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현대차는 2025년께 전고체 배터리 탑재한 전기차를 시범적으로 선보인 후 2030년께는 양산할 예정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전고체 배터리 시장은 2035년께 전체 배터리 시장의 10~13%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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