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몰라, 넌 무조건 깐다’… 무지성 악플에 기업들 골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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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직원들이 사원증을 대면 1000원씩 기부하게 되는 '나눔 키오스크'를 운영한다.
기업들이 악플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악플이 비단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업계에선 해가 갈수록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현대차그룹도 맹목적인 악플에 시달리는 기업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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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직원들이 사원증을 대면 1000원씩 기부하게 되는 ‘나눔 키오스크’를 운영한다. 일상 속에서 나눔을 실천하자는 취지다. 가정의 달인 지난 5월에만 2억3000만원이 모였고 이 돈은 긴급 지원이 필요한 아동 20명에게 전달됐다. 이 내용을 소개한 기사에는 이런 댓글이 달렸다.
‘꼴랑 1000원? 부끄러운 줄 알아라.’ ‘쇼를 한다. 단체로 정신병에 걸린 듯’ ‘NGO 단체들 월급과 회식비 줬네.’
기업들이 악플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악플이 비단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업계에선 해가 갈수록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악플은 훈훈한 미담 기사도 피해가지 않는다. SK가 베트남의 얼굴 기형 어린이들에게 27년 동안 무료 수술을 지원했다는 기사에는 “한국 주주들의 피눈물을 뽑아 외국 아이를 돕는다”는 식의 댓글들이 달렸다.
정확한 팩트를 부정하며 허위 사실을 만들기도 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량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는 기사에는 “그럴 리 없다”는 식의 댓글이 달렸다. 이 댓글에 공감 버튼을 누른 이들도 있었다. 정확한 판매 수치가 적혀 있어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정확한 근거가 있는 건전한 비판은 회사 경영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참고하려고 한다. 하지만 문제는 ‘무지성 악플’”이라며 “회사 이미지와 신뢰도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마냥 무시할 수도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김도연 국민대 미디어광고학부 교수는 지난 4일 한 세미나에서 “뉴스 댓글은 여론을 출렁이게 하는 발판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추후 가짜뉴스인 게 밝혀져도 이미 돌이킬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꼬집었다.
댓글 등을 통해 악성 허위 정보가 퍼질 경우 경영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한국맥도날드는 지난 2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감자튀김에서 이물질이 나왔다’는 글에 ‘이물질의 정체는 쥐의 다리’라는 댓글이 달리면서 곤혹을 치렀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성분 분석 결과 사실이 아니었다.
현대차그룹도 맹목적인 악플에 시달리는 기업 중 하나다. 현대차·기아를 막연하게 비난하는 이들을 의미하는 ‘현기까’라는 비속어가 있을 정도다. 실제로 현대차를 허위로 비방한 유튜버가 지난해 법원으로부터 형사처벌을 받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이 최근 근거 없는 온라인 비방에 더 많은 신경을 쓰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전 세계 판매량 ‘톱3’에 진입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는 상황에서 댓글로 확산하는 가짜뉴스나 막무가내 악플이 성장세에 발목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지난달부터 뉴스 댓글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악플러에 대한 일부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다음은 기존 뉴스 댓글을 실시간 채팅 방식인 ‘타임톡’으로 변경해 서비스 중이다. 미디어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몇 년간 댓글 범죄가 치밀하게 전문화하고 일상화됐다. 기존의 처벌 체계로는 제대로 된 예방이 어렵다”며 “악성 댓글의 해악에 대해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적절한 구제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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