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공공기관 이전 지연 후폭풍... "희망고문만 하더니"

김보성 2023. 7. 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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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상반기로 예상했던 2차 공공기관 이전 계획 발표가 시한을 넘겼다.

윤석열 정부는 상반기 중으로 관련 계획을 공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이전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4일 발표한 하반기 정책 방향에서 공공기관 지방 이전은 포함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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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계획 발표 예정이었지만 시한 넘겨, 부산·경남 등 반발하는 지역 여론

[김보성 kimbsv1@ohmynews.com]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자료 요청에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올해 상반기로 예상했던 2차 공공기관 이전 계획 발표가 시한을 넘겼다. 윤석열 정부는 상반기 중으로 관련 계획을 공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이전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4일 발표한 하반기 정책 방향에서 공공기관 지방 이전은 포함되지 않았다.

부산 등 지역에서는 "지방시대 공약 이행의 의지가 과연 있느냐"라는 비판이 터져 나온다.

원희룡 "아무래도 무리다, 시간이 필요해"

지난달 29일 국토교통부는 지역 간 갈등으로 공공기관 이전 계획 발표의 연기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나온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아무래도 무리다. 발표를 안 하느니만 못한 결과가 나올 수 있어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원 장관은 주요한 이유로 갈등 최소화와 신중한 검토를 내세웠다.

이로부터 닷새 뒤인 4일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브리핑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도 공공기관 이전 내용은 빠졌다. 추 부총리의 입에서 "경제활력 제고, 민생경제 안정, 경제체질 개선, 미래대비 기반 확충에 역점을 둔 범부처 정책역량 집중" 발언이 나왔지만, 이전 문제는 거론조차 없었다.

지역 균형발전을 외쳐온 여러 단체는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5일 부산시의회를 찾아 공동 기자회견을 연 공공기관추가이전부산시민운동본부, 지방분권균형발전부산시민연대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강조하더니 돌연 태도를 바꿨다"라며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수도권 초집중, 지방소멸이라는 국가적 비상사태 해결을 포기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라고 성토했다.
 
 박재율 지방분권균형발전 부산시민연대 상임대표, 도한영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 등이 5일 부산시의회를 찾아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이전 지연을 비판하고 있다.
ⓒ 부산경실련
 
정부가 유치 경쟁, 내부 반발 등이 주된 문제인 것처럼 본 것도 논란이 됐다. 도한영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이미 예견된 사안으로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대로면 하반기 이전이 연쇄 차질을 빚을 텐데 예정대로 이전을 진행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루 전에는 미래사회를준비하는 시민공감, 2차공공기관추가이전 촉구 전국시민운동본부, 지방분권전국회의 제주본부 등이 같은 자리에서 원 장관의 해임,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촉구하는 공동성명서를 낭독했다. 이들 단체는 "희망고문만 일삼더니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전면 연기한 속내에는 정치 셈법이 숨어 있는 게 아닌지 합리적 의심이 든다"라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야당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사안을 사실상의 균형발전 포기로 규정하고 공세를 퍼부었다. 민주당 부산시당은 최근 성명에서 "윤 대통령은 나라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일이라면 선거나 인기에 상관없이 반드시 하겠다고 누차 밝혀왔다. 이전 관련 정부의 해명은 변명에 불과하다"라고 문제를 짚었다.

부산·경남 지역 언론은 지면을 통해 강한 우려를 쏟아냈다. 부산 일간지인 <국제신문>은 5일자 사설에서 "공공기관 2차 이전 지연은 정부 의지 부족 탓"이라고 지적했다. 경남도민일보도 사설을 통해 "정부여당은 공공기관 지방 이전 지연이 총선 전략이라는 의심을 털어내야 비수도권 민심을 진정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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