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사원 대통령' 덕에 무역흑자 전환했단 산업부, 사실일까?

박성우 2023. 7. 5.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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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무역흑자 전환은 대통령 이하 관계부처, 수출 기업 모두의 노력에 힘입은 결과이다. 그간 정부는 대한민국 영업사원 1호인 대통령께서 직접 주재한 수출전략회의와 정상외교를 통해 우리 기업의 수출과 수주 확대를 범정부적으로 지원하였다."

6월 무역수지가 지난해 2월 이후 16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선 데 대한 산업통상자원부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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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흑자, 수출액보다 수입액이 더 감소해 생긴 '불황형 흑자' 비판 나와

[박성우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 관한 제18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7.4
ⓒ 연합뉴스
 
"6월 무역흑자 전환은 대통령 이하 관계부처, 수출 기업 모두의 노력에 힘입은 결과이다. 그간 정부는 대한민국 영업사원 1호인 대통령께서 직접 주재한 수출전략회의와 정상외교를 통해 우리 기업의 수출과 수주 확대를 범정부적으로 지원하였다."

6월 무역수지가 지난해 2월 이후 16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선 데 대한 산업통상자원부의 평가다. 산업부는 지난 1일 '2023년 6월 수출입 동향'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발표하고 이 같은 평가를 밝혔다.

특히 산업부는 흑자 전환의 원인으로 윤석열 대통령을 '대한민국 영업사원 1호'로 지칭하며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수출전략회의와 정상외교의 역할이 컸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실제 무역수지를 살펴보면 이러한 산업부의 평가가 타당한지 의문이 든다.

6월 수입액 감소폭, 수출액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커
 
 산업부는 흑자 전환의 원인으로 윤석열 대통령을 '대한민국 영업사원 1호'로 지칭하면서 "대통령께서"라는 존칭을 사용하며 윤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수출전략회의와 정상외교의 역할이 컸음을 강조했다.
ⓒ 산업통상자원부
 
6월 무역수지를 살펴보면 수출액은 542.4억 달러, 수입액은 531.1억 달러로 11.3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6%가 감소한 금액으로 올해 들어 가장 낮은 감소폭이긴 하지만, 지난해 10월부터 올 6월까지 수출액은 9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한편 수입액은 전년 동월 대비 11.7%가 감소해 수출액에 비해 감소폭이 두 배 가까이 컸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급등한 원유·가스 등 에너지 국제 가격이 하락하면서 에너지 수입액이 전년 동월 대비 27.3%나 감소했다. 반도체와 철강 등의 주요 중간재 품목의 수입 역시 경기 부진으로 인해 7.1% 감소했다.

이처럼 수출액이 수입액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함에 따라 이번 흑자에 대해 '불황형 흑자'라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운영하는 시사 경제용어 사전은 불황형 흑자를 "경제가 불황기에 접어 들었을 때 수입이 수출보다 더 많이 줄어들어 무역수지 흑자가 발생하거나 흑자 규모가 커지는 현상"으로 정의하고 있다. 

불황형 흑자 지적에... 산업부 장관 "1%대 높은 성장률"

한편 한국무역협회는 '2023년 상반기 수출입 평가 및 하반기 전망'을 통해 "상반기 세계교역 부진과 유가 하락으로 수출과 수입이 모두 감소했으나, 반도체 등 IT수출이 급감하면서 우리 수출은 주요국 대비 상대적으로 부진을 기록하였다"고 총평했다.

한국무역협회는 올해 1월에서 5월까지의 무역수지 적자에 대해서는 "에너지 수입이 빠르게 감소하면서 무역적자 규모는 점차 완화되는 모습을 나타냈다"며 무역수지 적자 완화 원인으로 에너지 수입액의 감소를 꼽았다.

산업부 역시 다른 보도참고자료에서 "6월 무역수지 흑자에는 최근 수출 개선과 국제 에너지 가격 하락 등에 따른 수입 감소가 모두 영향을 주었다"고 수출 개선과 아울러 수입 감소가 흑자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창양 산업부장관은 5일 '이번 흑자가 불황형 흑자라는 지적이 있다'는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불황형 흑자가 무엇인지 공식적인 정의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경제가 불황일 때 흑자를 말한다"며 "2분기 연속 경제 성장이 마이너스일 때를 말하는데, 현재 우리 경제는 1%대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 4일 정부가 발표한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교역 둔화 등에 따른 수출 부진으로 당초 예상 1.6%를 밑돌 것"이라며 1.4%로 낮추어 전망했다. "1%대의 높은 성장률"이라는 이 장관의 발언이 무색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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