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갯바위 뒤덮었다..."대지진 전조 현상" 괴담 물고기 정체[이슈추적]
제주 갯바위 뒤덮은 물고기 정체
앞서 지난달 초에도 제주시 이호해수욕장에서도 정어리 떼죽음이 확인됐다. 당시 수거된 폐사체만 약 7t에 달했다. 수과원은 밀물 때 해안가로 밀려온 정어리 떼가 갯바위나 웅덩이에 갇혀 썰물과 함께 빠져나가지 못하면서 산소 부족으로 폐사한 것으로 추정했다. 정어리는 끊임없이 움직이는 어종으로, 청어ㆍ멸치 등 같은 청어목(目) 어종보다 3.4~3.8배 산소요구량이 많다.
‘정어리 출몰’ 작년보다 수개월 빨라져, 왜?
수과원은 정어리 자원 자체가 증가하면서 곳곳에서 대량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와 가까운 대마도를 중심으로 일본 규슈 연안 등에 서식하는 대마군계 정어리 자원이 증가, 플랑크톤 등 먹이를 찾아 한국 해역까지 이동하면서 서식 범위가 넓어졌단 설명이다.
특히 올해는 정어리 출몰 시기도 3~4개월 정도 앞당겨졌다. 지난해는 10월쯤부터 부산ㆍ경남 바닷가에 정어리 떼가 나타났다. 정어리 출몰 시기가 빨라진 것은 국내산 개체 수가 급격히 증가한 영향이 크다고 수과원은 설명했다. 작년부터 잔류한 정어리가 올해 초 남해안 일대에 대거 산란(産卵)했기 때문이다.
국내 정어리 알 밀도, 전년 대비 17배 늘어
실제 제주 이호해수욕장 등에서 발견된 정어리 폐사체는 길이가 7~9㎝로, 태어난 지 3~4개월 정도밖에 안 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반면, 지난해 경남 창원 앞바다에서 수거된 정어리 폐사체는 1년 정도 돼 길이가 14~16㎝였다. 수과원 관계자는 “크기가 손바닥만 한 작은 정어리는 올해 국내 연근해에서 산란한 개체로 보인다”며 “개체 수가 늘면서 출현 시기도 빨라진 셈”이라고 설명했다.
어획량 급증…지자체는 '집단폐사' 대책 마련
갑자기 늘어난 정어리가 집단 폐사하는 일이 잦자, 지자체는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제주도는 폐사체를 수거, 비료용으로 배포할 계획이다. 지난해 정어리 집단 폐사로 곤욕을 치른 경남도ㆍ창원시는 이미 ‘정어리 상품화’ 방안을 내놓았다. 수과원은 정어리 통조림 제품도 개발했다.
국내 정어리는 짧게는 10년, 길게는 30년 주기로 어획량이 급등락했다. 2000년대 들어 자취를 감춘 듯했지만, 한때 100만t 넘게 잡혔을 정도로 많은 어종이었다. 1937년엔 138만t으로 역대 최대 어획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1990년대 들어 매년 어획량이 감소하다 2006년엔 아예 ‘ZERO(0t)’을 기록했다. 그러다 정어리가 갑자기 대규모 출몰한 지난해에만 1만2000t이 잡혔다.
제주·창원=안대훈·최충일 기자 an.dae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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