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사범 역대 최다…10명 중 6명은 '30대 이하' 청년이었다
지난해 국내 수사 당국에 적발된 마약류 사범의 수가 1만8395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대검찰청 마약·조직범죄부(부장 박재억)가 발간한 2022년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류 사범의 수는 기존 역대 최다였던 2020년(1만8050명)보다 1.9% 늘어난 것으로 5년 전인 지난 2018년(1만2613)과 비교하면 45.8% 늘어난 수치다.
① 10대 마약류 사범 최다…낮아진 마약 장벽
대검은 “인터넷·SNS 등의 보급과 이를 이용한 마약류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져 젊은 층의 마약류 범죄가 심각해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접속 허가가 필요하거나 특정 소프트웨어로만 접속할 수 있는 다크넷, 일반 검색엔진을 통해서는 검색이 불가능한 딥웹 등이 젊은 층의 마약거래 주요 창구로 활용됐다는 의미다. 다크넷을 통한 거래 중 91%가 마약류 거래인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 2020년 10월 창원지검이 적발한 마약사범 4명은 텔레그램 채널을 개설한 다음 “도매 전문점입니다. 술, 아이스가 부족해서 판매하지 못하거나 혹은 똥술, 멍술 뿐이라면 판매를 접겠습니다”라며 케타민·엑스터시 판매 광고를 게시하는 방법을 썼다. 지난 2018년 11월 서울중앙지검이 구속한 또 다른 마약사범 역시 다크웹에 ‘[ON][서울 경기] ice, mess 순도 97%↑ 원산지: north korea’라는 제목으로 “여러분께 순도 높은 북한산 얼음 소개해드리려고 왔습니다”라는 내용의 필로폰 판매 글을 올리기도 했다. 총·아이스·크리스탈 등은 마약을 나타내는 은어다.
② 외국인 밀수사범 5년새 196%↑…태국 1위
검찰은 “해외에서 직접 구매하는 마약류 밀수도 급증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국제 마약조직에 의한 마약류 대량 밀수 사례가 지속해서 적발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 부산지검이 국제공조 수사로 베트남에서 검거한 호주 국적 밀수 사범 A씨의 경우 멕시코에서 필로폰 약 902㎏을 밀수한 뒤, 그중 498㎏을 호주로 밀수출하다 검거돼 구속기소 됐다. A씨는 6월 대법원에서 징역 30년형이 확정됐다. 인천지검도 미국 마약단속국(DEA)와 공조수사로 미국발 필로폰 밀수의 근거지가 된 밀수조직을 적발해 10명을 기소했다.
③ 엑스터시 255%, 야바 234% ‘신종마약’ 급증
종류별로 압수된 마약의 양은 필로폰이 175.4㎏으로 가장 많았지만, 야바(167.6㎏), 엑스터시(42.2㎏)처럼 최근 들어 압수량이 크게 늘어난 신종 마약들도 눈에 띄었다. 엑스터시의 경우 전년보다 254.6%, 야바는 234.3% 압수량이 늘었다. 검찰은 “대부분의 야바 밀수 및 투약 사범은 태국 국적자”라며 “최근 불법체류자를 포함, 태국인 근로자들이 늘어나면서 국제우편 등을 통해 밀수입한 후 아시아 식료품 가게·공장 기숙사·노래방 등지에서 판매·투약하는 사례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1년 검경수사권 조정 등에 따른 강력부 폐지·마약수사 부서 통합 등 영향도 마약 문제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한 검찰 고위관계자는 “검찰의 마약류 범죄 직접 수사 범위가 축소되며 찌꺼기가 많이 생겼다”며 “최근 마약·조직범죄부가 독립하는 등 증가 추세가 서서히 잡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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