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오염수 기준 부합’ IAEA 보고서에…정부 “기본적으로 존중”
일본의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가 국제기준에 부합한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종합 보고서에 대해 정부가 “존중한다”고 밝혔다. 다만 한국 자체적으로도 검토 작업이 진행 중이고, 자체 보고서 발표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노력 중이라는 입장도 내놨다.
3일 박구연 국무조정실 1차장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일일 브리핑에서 ‘IAEA 보고서에 대한 정부 입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IAEA가 국제적으로 합의된 권위 있는 기관이므로, 거기서 내린 결론에 대해 존중한다’는 정부 기본 입장은 이번에도 같다”고 답했다.
다만 IAEA 종합 보고서의 내용에 대한 평가와 동의 여부에는 판단을 유보했다. 박 차장은 “한국은 다른 나라와 달리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을 중심으로 자체 검토 작업이 3년째 진행 중”이라며 “현재 막바지 단계이고, 최종 발표 때 IAEA 보고서에 대한 심층 분석 내용도 같이 설명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IAEA는 2021년 7월부터 일본의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을 점검해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4일 공개했다. 한국 정부는 이와 별개로 2021년 8월부터 KINS가 안전성 점검을 진행 중이다. 박 차장은 “(KINS의) 검토 보고서의 발표 시기를 최대한 당기기 위해서 노력 중이다. 곧 발표 예정”이라고 말했다.
IAEA는 후쿠시마 제1원전에 현지 사무소를 개설해 방류 현장 등을 확인하며 안전성을 지속해서 살필 방침이다. 박 차장은 한국의 IAEA 방류 현장 점검 참여 계획에 대해 “설치 원칙까지는 발표가 됐지만, 구체적 운영이나 정부 참여 형태는 결정된 게 없다”며 “추가 협의를 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오는 7~9일 방한하는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의 국내 일정에 대해서는 “외교부 장관, 원자력안전위원장 등과 면담한다. 아직 우리 자체적으로 검토가 진행 중이므로, 그 내용이 논의될 것은 아니다”며 “기술적인 내용보다는 향후 IAEA 측에서도 사후 모니터링을 하겠다고 했으므로, 어떻게 협력할지에 대해 협의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편 일본 오염수 처리 설비인 다핵종제거설비(ALPS)가 삼중수소 외에도 ‘탄소-14’를 거르지 못해 오염수 방류가 안전하지 않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박 차장은 “ALPS 설비가 탄소-14를 거르지 못한다는 지적은 타당하다. 그러나 오염수에 남아 있는 탄소-14가 위험 요인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탄소-14의 배출 기준은 L당 2000베크렐(㏃)인데, 희석 전 오염수에서 검출되는 양은 평균 32.3㏃이고 최대 215㏃에 불과하다. 희석을 거친 후에는 농도가 더 낮아져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또 저장 탱크에 보관 중인 오염수의 약 70%가 배출 기준을 초과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과거 일부 핵종이 배출 기준을 초과해 검출됐고, 현재 보관 중인 오염수의 상당량이 배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은 맞다”면서도 “기준을 초과한 오염수는 다시 ALPS로 돌아가 재정화되고, 배출 기준치를 만족할 때까지 반복되기 때문에 기준치를 초과한 오염수가 그대로 방출될 일은 없다”고 부연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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