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봉투’에 태블릿PC 조작설까지 펴는 송영길…“野 최대 리스크”
송영길 전 대표가 총선을 앞둔 더불어민주당의 최대 리스크로 떠올랐다는 주장이 당 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송 전 대표의 최측근 보좌관 박용수씨가 구속된 데 이어, 송 전 대표가 각종 유튜브 방송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 비판을 포함한 각종 발언을 쏟아내고 있어서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5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송영길 전 대표 보좌관이 구속됐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국회에서 돈 봉투를 받은 국회의원이 20명이라고 얘기했다”며 “전체적으로 검찰은 차곡차곡 가고 있다”고 말했다. 박 전 원장은 이어 “송 전 대표가 법적 문제를 잘 대처하고, 본인으로 인해서 문제가 됐다고 하면 자숙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3일 송 전 대표 보좌관 박씨에 대해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박씨는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송 전 대표를 당선시키기 위해 사업가 김모씨에게서 5000만원을 받아 당내에 총 6750만원을 살포한 등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 중 6000만원이 윤관석 무소속 의원을 거쳐 민주당 의원 약 20명에게 흘러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구속된 박씨 말 한 마디에 민주당 곳곳으로 검찰 수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송 전 대표는 연일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검찰을 비난하고 있다. 그는 지난 4일 유튜브 ‘김용민TV’에 출연해 박 보좌관 구속을 언급하며 “분노가 쌓이는 거 같다. 윤석열 검찰 독재에 대한 투쟁의 에너지가 축적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도 여러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더 별건 수사를 하고 제 주변을 옭아매려고 하면 저도 칼을 빼서 싸울 것”(지난달 24일 ‘스픽스’)이라는 등 검찰에 대한 적개심을 드러냈다.
최근 송 전 대표의 검찰 비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계기가 됐던 ‘최순실 태블릿PC’에 대한 검찰 조작설로까지 옮겨갔다. 당시 사건을 수사했던 한동훈 장관이 태블릿PC를 조작해 증거로 활용했다는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의 주장을 그대로 답습한 것이다. 그는 최근 장외 집회에서 변희재 대표, 김용민 목사 등과 나란히 선 채 ‘조작, 독재 검찰의 아이콘 윤석열 검찰 정권, 퇴진이 답!’이라고 쓰인 현수막을 들고 행진하기도 했다.
송 전 대표는 4일 유튜브에서도 “한동훈 장관과 윤석열은 태블릿PC 증거 조작에 대한 해명을 정확히 하지 않으면 절대 도망갈 수 없다”며 “문재인 전 대통령이나 우리 촛불 세력이 증거를 조작해서라도 박근혜 전 대통령을 처벌하라는 건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앞서 문 전 대통령을 향해 “더이상 침묵해서는 안 된다”며 “지금 한가하게 책방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싸워야 한다”(6월 29일, 뉴미디어 합동 기자회견)고 말하며 대(對) 검찰 전선에 뛰어들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당내에선 “송영길의 과거와 현재 모두 민주당 최대 리스크”라는 비판이 나온다. 조응천 의원은 4일 라디오에서 “지금 송 전 대표의 전략은 검찰을 절대악으로 규정하고 이 절대악과 맞서 싸우기 위해서는 수단, 방법은 가리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인 것 같다”며 “솔직히 극우 유튜버 변희재 씨하고 생각과 행동을 같이 하신 걸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박 전 원장도 “지금 민주당이 얼마나 위기로 가고 있냐”며 “송 전 대표가 한가하게 얘기할 때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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