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 무너진 검단 아파트, “전단보강근 누락 설계·시공”
사고 발생 지점서 전단보강근 누락·콘크리트 강도 미달 발견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조사 결과 설계 단계부터 감리, 시공, 자재 품질 관리, 안전 관리 미흡 등 모든 단계에서 부실 문제가 지적됐다. 특히 전단보강근이 설계 단계부터 빠지거나 시공 과정에서도 누락된 것으로 확인됐다.
5일 국토교통부는 인천검단 AA13-2BL 공공주택사업 공사 중 발생한 지하주차장 붕괴사고와 관련해 전문가 12인으로 구성된 건설사고조사위원회(5.9.~7.1.)의 사고조사 결과와 사고현장 특별점검(5.2.~5.11.) 결과를 공개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설계·시공·감리 어느 한 곳이라도 주어진 책임을 다했으면 사태가 이 지경까지 올 수 없었을 것”이라며 “지상부 문제가 있는지에 대한 조사는 진행 중이니 조사 과정과 결과를 있는 그대로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조위에 따르면 무량판 구조의 지하주차장 슬래브는 설계 전단계인 구조계산서 작성부터 전단보강근 표시가 누락된 것을 시작으로 문제가 발생됐다. 이후 구조계산서와 다르게 실시설계도면이 작성되기도 했다.
결국 모든 기둥(32개소)에 전단보강근이 필요했으나 기둥 15개소가 전단보강근 미적용 기둥으로 도면에 표기되면서 사고의 주원인이 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도면을 살펴보면 전단보강근 미적용 기둥의 위치가 사고 발생 지점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발주처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물론 시공사인 GS건설도 설계서 검토 단계에서 알아차리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감리사도 철근작업상세도 작성 후 도면 확인·승인 단계에서 전단보강근 누락을 확인하지 못했다.
시공 과정에서의 문제도 드러났다. 사조위는 기둥 32개소 중 확인이 가능한 8개소를 조사한 결과 4개소에서 설계와 다르게 전단보강근을 누락한 것을 확인했다. 사고가 난 지점의 기둥 중 전단보강근 적용이 표시된 기둥에서의 시공상 오류 가능성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현장에서 콘크리트 품질이 미흡했던 점도 사고 원인이 됐다. 콘크리트가 최초 납품될 때 ‘받아들이기 품질검사’를 하는데, 해당 검사 결과를 사조위가 서류상으로 확인했을 때에는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실제로 사용된 콘크리트 품질을 조사한 결과 사고가 발생한 지점의 품질이 설계기준 강도(24MPa)의 85%(20.4MPa)보다 낮은 16.9MPa로 조사됐다. 강도가 미달된 콘크리트가 사용된 것이다. 이는 타설 및 양생 과정에서 품질이 저하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이외에도 지하주차장 슬래브 위 지상 공간에서 식재공사가 진행되는 과정 중 설계값(높이 1.1m)보다 많은 토사가 적재(최대 2.1m)되며 더 많은 하중이 가해졌다.
홍건호 사조위 위원장(호서대 교수)는 “사고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전단보강근의 미설치”라며 “구조계산서 상에서 도면을 표기하는 과정에서의 오류가 있었고 시공 시 설치가 누락됐다. 시공사가 작성한 철근작업상세도에도 전단보강근에대한 사항들이 다 누락됐다”고 설명했다.
특별점검에서는 ▲정기 안전점검 미실시 및 안전관리비의 용도와 다른 사용 등 안전관리 미흡 사항 ▲품질관리 계획 미흡 등 품질관리 미흡 ▲구조계산서와 설계도면의 불일치, 설계와 다른 시공 등 설계·시공·감리 단계의 미흡사항을 지적했다.
국토부는 사조위 조사 및 특별점검 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책임 주체를 가려내고 그에 따른 처분 내용을 다음달 중 발표할 예정이다.
김규철 국토부 기술안전정책관은 “국토부는 사고 발생 이후 특별점검 실시 및 사조위 구성 운영과 더불어 GS건설 83개 현장에 대한 확인 점검을 추진 중”이라며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후속 조치와 GS건설 현장 확인 점검 결과 및 특별점검에 대한 처분 사항은 8월 중순에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법사항에 대해서는 관계기관에 엄정 조치를 요구하고 재발방지 대책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상층 아파트에 대한 콘크리트 강도 등 정밀 안전진단은 LH가 대한건축학회에 의뢰해 진행 중으로 다음 달 초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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