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 조사가 밝혀준 15년 전 성폭행 사건 범인

2008년 성폭행 시도하다 도망가
1년 간 증거 안 나와 미제사건 분류
14년 후 DNA 감식 통해 범행 드러나

귀가하는 여성을 뒤따라가 성폭행하려 했던 40대 남성이 15년 만에 들통나 실형을 선고받았다.

귀가하는 여성을 뒤따라가 성폭행하려던 40대 남성이 15년 만에 다른 사건으로 재판을 받다 들통나 실형을 선고받았다.[사진출처=아시아경제 DB]

울산지법 형사11부(이대로 부장판사)는 5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A 씨에게 징역 3년 4개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08년 6월 새벽 울산 한 주택가에서 택시에서 내린 여성 B씨를 뒤따라가 성폭행을 시도했다. 그러나 B씨가 담배를 피우자며 A씨를 설득한 후 방심하는 틈을 타 도망가는 바람에 미수에 그쳤다.

경찰은 사건 다음 날 현장 감식에서 발견된 A씨의 모발과 음모 등 10여점을 수거해 국과수에 유전자 분석을 요청했다. 하지만 당시 데이터베이스에 A씨의 유전자 정보가 없었기에 범인을 특정하지 못했고 1년가량 추가 증거 또한 나오지 않았다. 이에 이 사건은 미제로 분류돼 종결 처리됐다.

14년이 흐른 2022년 12월 A씨는 노래방 주인 C 씨를 소화기로 때려 다치게 해 특수상해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특수상해 범죄는 피의자 DNA 채취 대상이어서 DNA 검사를 한 결과 2008년 6월 성폭력 사건의 진범으로 밝혀져 범행 15년 만에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 여성은 이미 사망한 상태였으나 경찰은 피해자 주변인 조사 등을 통해 범행을 밝혀냈다.

검찰은 성폭행 사건 피의자로 A씨를 조사해 다시 재판에 넘겼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B씨가 합의금을 노리고 마치 성폭행을 당한 것처럼 자작극을 벌였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는 일면식도 없는 B씨를 따라가 성폭행하고도 반성하지 않고 있으며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을 하고 있다"며 A 씨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이보라 기자 leebora11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