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 더 때리는 'R의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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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의 공포가 고소득층에게 더 큰 타격으로 다가온다는 '리치세션(Richcession)'의 양상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경제가 침체 국면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 속에서도 고소득층 불황인 리치세션에 대한 공포는 더욱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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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의 공포가 고소득층에게 더 큰 타격으로 다가온다는 ‘리치세션(Richcession)’의 양상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빅테크와 월가에 불어닥친 정리해고 한파, 자산 감소 등으로 인해 부자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기업들의 긴축 추세가 당분간 이어지면서 ‘R(Richcession·리치세션)의 공포’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경제가 침체 국면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 속에서도 고소득층 불황인 리치세션에 대한 공포는 더욱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부자를 뜻하는 리치(Rich)와 불황을 의미하는 리세션(Recession)을 합친 신조어인 리치세션은 서민보다 부자들이 상대적으로 더 큰 불황의 고통을 겪는 것을 말한다.
실리콘밸리와 월가 등 고액연봉을 받는 일부 산업계에 불어닥친 감원 한파가 고소득층을 급습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올 상반기까지 아마존,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를 비롯해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대형 투자은행들은 줄줄이 감원에 나서고 있다. 포드자동차와 같은 전통 제조업체들도 엔지니어링 등 고임금을 받는 일부 직군에서 대량 해고를 단행했다. 이들 기업의 직원들은 평균 29만6320달러(지난해 기준, 3억8500만원) 이상의 고액연봉을 받고 있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연 소득이 12만5000달러(약 1억6000만원) 이상인 고소득 근로자의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4월 기준 전년 동월 대비 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 소득이 5만달러(약 6500만원) 미만인 저소득 근로자의 실업수당 청구건수 대비 5배가 넘는다.
고소득층의 임금 상승률도 저소득층 대비 낮아졌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미 소득 하위 25% 근로자의 지난 12개월간 월평균 임금 상승률은 6.8%인 반면, 상위 25% 근로자의 임금 상승률은 5.6%로 이보다 낮았다. WSJ은 "현재 노동시장 상황이 우호적이라, 이들 고소득 근로자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겠지만, 임금 수준은 이전보다 훨씬 낮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상여금과 배당금 소득도 줄었다. 지난해 월가 직원들에게 지급된 보너스 평균은 17만6700달러로 전년 대비 26% 감소했다. 배당금과 같은 보유자산 수익 증가율도 9%로 물가 상승률에 못 미쳤다.
리치세션에 직면한 고소득층은 씀씀이를 줄이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4월 고소득 가구의 재량 항목에 대한 신용카드·직불카드 지출액이 전년 동월 대비 감소한 반면, 나머지 저소득·중위소득 가구의 경우는 증가했다. 특히 명품 소비 확대를 주도한 젊은 고소득층의 주머니 사정이 악화하면서 명품 소비가 크게 둔화했다.
전문가들은 리치세션이 소비에 타격을 주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미 경제에 복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인스티튜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데이비드 틴슬린은 "소득 상위 40%에 속하는 가구가 전체 지출의 6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리치세션은 미 경제 전반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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