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조 규모 글로벌 CGT 시장…기술 개발·정책 지원 필요"
글로벌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시장의 규모가 2027년 최대 54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내 CGT 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기술 개발에 더해 규제 개선과 같은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함께 나왔다.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글로벌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시장 전망'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CGT는 세포치료제와 유전자치료제, 유전자변형 세포치료제 등으로 구분되는 새로운 치료 접근방법(모달리티)이다.
세포치료제는 말 그대로 세포를 배양하거나 선별하는 등 조작해 만드는 의약품이다. 유전자치료제는 유전자의 결함을 교정하거나 작용을 억제·증폭하는 원리로, 난치성 질환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유전자치료제는 유전물질을 전달할 때 바이러스를 사용하는지에 따라 바이러스성 벡터와 비-바이러스성 벡터로 나뉜다. 유전자변형 세포치료제는 생체 외부에서 세포에 유전자변형을 유도해 환자에 이식시키는 치료제인데, 체외에서 치료 유전자를 세포에 도입 및 배양한 뒤 운반체를 활용해 체내에 주입한다.
CGT는 바이오 업계에서도 유망하다고 손꼽히는 기술 중 하나다. 기존 바이오의약품을 시장을 이끌던 2세대 모달리티인 항체의약품은 유전자재조합과 단일클론 항체를 이용한 표적치료 방식이었는데, 분자량이 커 세포 내부를 표적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유전자 수준에서 치료가 가능한 3세대 모달리티인 CGT가 주목받는다는 게 센터의 설명이다. 특히 기존의 치료제와 비교했을 때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해 암뿐 아니라 신경퇴행성 질환이나 유전질환 등 난치성 질환의 치료 가능성이 기대된다. 센터 측은 "(CGT가) 시장 내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고 개인 맞춤의 정밀 치료를 가능하게 하는 차세대 치료제로 전망된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CGT 시장규모 역시 매년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 업체 '프로스트 앤드 설리번'에 따르면 글로벌 CGT 시장은 2021년 46억7000만달러(약 6조600억원)에서 2027년엔 417억7000만달러(약 54조17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7년 만에 9배가량 성장하는 셈이다. 이 기간 연평균성장률(CAGR)은 44.1%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기술의 유망성에 더해 높은 시장 성장세가 전망되자 글로벌 빅파마들도 CGT 연구에 뛰어들고 있다. 현재까지는 CGT 중 하나인 키메릭 항원 수용체(CAR)-T 치료제를 보유한 기업들의 매출액이 큰 편이다. 노바티스는 급성림프구성 백혈병의 CAR-T 세포치료제인 '킴리아'에 이어 척수성 근위축증(SMA) 유전자치료제 '졸겐스마'를 출시했다. 길리어드사이언스도 미망성 거대 B세포 림프종 치료제인 '예스카타'와 급성 백혈병 치료제 '테카투스'를 내놨고, 브리스톨 마이어스-스퀴브(BMS)도 CAR-T 세포치료제 '브레얀지'가 혈액암 적응증의 2차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국내 기업들은 우선 위탁개발생산(CDMO) 위주로 CGT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천 송도의 5공장 부지에 CGT를 포함한 '멀티 모달(Multi Modal)' 형태로 생산시설을 구축하겠다고 지난달 바이오 USA에서 밝혔다. SK바이오사이언스도 향후 5개년 성장 계획을 발표하면서 CGT를 포함한 신규 플랫폼의 CDMO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외에도 SK㈜의 CDMO 자회사인 SK팜테코는 프랑스의 자회사 이포스케시를 통해 현지 CGT 공장을 완공했고, CJ(바타비아)와 GC셀(바이오센트릭)도 CDMO 기업을 인수해 CGT의 위탁생산을 준비 중이다.
CGT 시장의 성장을 위해서는 기술 개발과 동시에 정책적인 지원도 뒷받침돼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는 "향후 CGT 시장의 성장 촉진을 위해서는 기술 개발과 제조역량 강화를 통한 고품질, 저비용의 CGT 개발이 필요하다"면서 "약가 제도와 규제 개선 등의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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