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이냐 9월이냐" 오염수 방류 결정권자 기시다의 3가지 고민

전진영 2023. 7. 5.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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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최종 검증 통과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의 공이 일본 정부로 넘어오면서 방류 시점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전날 우장하오 주일 중국대사는 특별 기자회견을 열고 "IAEA가 어떤 결론을 내느냐와 상관없이 일본 정부는 이미 오염수 해양 방류를 결정했다"며 "우리는 그 과정에서 과학에 대한 어떠한 존중도 느끼지 못했다"며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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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 상황·정치·외교 고려
'8월 방류' '9월 방류' 의견 분분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최종 검증 통과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의 공이 일본 정부로 넘어오면서 방류 시점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일본 정부 내에서도 8월과 9월 중 언제 방류할지를 두고 다양한 이견이 나오면서 구체적인 일정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앞서 가을철 태풍 등 기상 상황 변수를 고려해 ‘여름 내 방류’ 원칙은 세웠지만, 내달 후쿠시마 지역을 비롯한 도호쿠(東北) 지역의 지방선거 등 정치문제가 도사리고 있는 데다 인접국들의 반발 등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기상 상황과 자국 정치, 외교 문제 등 3가지 쟁점을 둘러싸고 방류 시점에 대한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니케이)은 일본 정부가 다음 달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를 방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이달 중에 후쿠시마와 인접 지역 주민들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하고 한국과 중국 등 인접국의 동의를 구한 다음 8월에 방류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기시다 후미오(사진 오른쪽) 일본 총리가 4일 수도 도쿄 총리관저에서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사진 왼쪽)으로부터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에 대한 종합보고서를 건네받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앞서 일본 정부가 밝힌 오염수 방류 시한은 ‘여름’이다. 가을철 방류가 시작될 경우, 태풍피해로 고농도 오염수가 제대로 처리되기 전에 주변 해역으로 확산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2013년 10월, 태풍 ‘위파’가 후쿠시마를 훑고 가면서 오염수 300톤(t)이 방류된 바 있고, 2019년 10월에도 태풍 ‘하기비스’가 후쿠시마를 관통하면서 오염수 누출 경보가 울리기도 했다. 이를 고려했을 때, 늦어도 8월 내에는 방류가 시작돼야 한다는 것이 일본 정부의 기본 입장이다.

하지만 8월 후쿠시마를 비롯한 도호쿠 지역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정치적으로 불리하다는 목소리도 기시다 내각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한 총리 관저 관계자는 일본 TBS방송에 "현실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것은 9월이다. 9월도 여름으로 볼 수 있다"며 8월 방류는 안 된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후쿠시마를 비롯한 도호쿠 지역은 앞서 올해 4월 열렸던 지방선거를 8월로 미룬 바 있다.

8월 오염수 방류 시작이 도호쿠 지역 선거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경우, 연임을 목표로 8월 중의원 해산과 총선을 준비 중인 기시다 내각의 계획에 큰 타격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오염수 방류에 대한 주변국들의 반발과 외교 마찰을 어떻게 풀어갈지도 중요한 과제다. 전날 우장하오 주일 중국대사는 특별 기자회견을 열고 "IAEA가 어떤 결론을 내느냐와 상관없이 일본 정부는 이미 오염수 해양 방류를 결정했다"며 "우리는 그 과정에서 과학에 대한 어떠한 존중도 느끼지 못했다"며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지난달 태평양도서국포럼(PIF)의 헨리 푸나 사무총장도 "방류 문제에 대해 공통의 이해에 이르기 위해서는 더 많은 대화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성명을 발표하며 방류 연기를 요구했다.

일단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7일 한국 방문을 시작으로 뉴질랜드와 쿡제도 등을 방문해 검증 결과에 대한 설명에 나설 예정이라 일본 정부도 IAEA와 함께 방류에 대한 양해를 구할 것이란 입장이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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