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무릎 꿇고 713억 약속했다…크렘린궁 초대한 8살 소녀
러시아 용병 바그너그룹의 무장 반란 이후 통치력에 ‘치명상’을 입었다는 평가를 받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적극적인 선전전을 통해 ‘이미지 메이킹’에 나서고 있다.
4일(현지시간) 영국 스카이뉴스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크렘린궁에 8살 소녀 라이사트 아키포바와 그의 부모를 초대했다.
보도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다게스탄 자치공화국 데르벤트를 방문했을 때 자신을 만나지 못해 눈물 흘리는 라이사트의 사진을 뒤늦게 보고는 마음이 편치 않아 직접 궁에 초대했다.
크렘린궁이 공개한 영상에서 푸틴 대통령은 라이사트와 그의 어머니에게 미소를 지으며 꽃다발을 선물했다. 이어 안톤 실루아노프 재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라이사트와 통화하게 한 뒤 고향 다게스탄에 대한 추가 예산 지원도 요청했다.
실루아노프 장관은 처음 전화를 받고 당황한 듯 소녀의 인사에 응답하지 않았지만, 설명을 듣고는 이내 예산 지원에 동의했다.
푸틴 대통령은 라이사트에게 “다게스탄을 위해 50억루블(약 713억원)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스카이뉴스는 “이 모든 장면은 푸틴이 배려심이 많고 사려가 깊으며, 통제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고안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은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반란을 중단한 지 나흘 만인 지난달 28일 모스크바를 떠나 다게스탄 자치공화국 데르벤트를 방문하기도 했다.
그는 이곳에서 환호하는 군중들과 악수하고 함께 ‘셀카’를 찍고 아이들을 끌어안는 등 즐거운 모습을 연출했다. 이례적인 그의 행보에 대해 여전히 대중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는 걸 과시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왔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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