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 용어]오염수 정화 설비 '다핵종제거설비(ALPS)'

오염수 걸러내는 정수기 같은 설비
IAEA, '삼중수소' 제외 방사능 제거
정부, 삼중수소는 건강에 영향 미치지 않아

4일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일본의 후쿠시마 제1 원전 오염수 방류계획이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은 IAEA가 후쿠시마 원전의 '다핵종제거설비(ALPS)'의 성능을 검증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ALPS는 무엇일까.

IAEA는 이날 일본 후쿠시마 제1 원전의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에 대해 "일본의 방류 방식은 국제 기준에 적합하며, (오염수) 방류가 인체나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미미하다(negligible)"는 내용이 담긴 최종 보고서를 발표했다.

또 IAEA는 "오염수는 다핵종제거설비(ALPS) 처리 과정을 통해 삼중수소를 제외한 거의 모든 방사능을 제거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IAEA 보고서를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대책위원회'는 이날 의견문을 내고 "(IAEA) 최종보고서에는 측정/확인 설비, 환승시설, 희석설비, 배출시설에 대한 검토 및 평가만이 있을 뿐, 정작 후쿠시마 핵 폐수를 정화한다는 다핵종제거설비에 대한 성능 검증은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언급한 '다핵종제거설비(ALPS)'는 줄임말로 '알프스'로 불린다. 'Advanced Liquid Processing System' 약자다.

ALPS는 일종의 정수기 같은 장치다. 원자력 건물 내에서 연료 파편에 닿아 방사성 물질을 포함한 물은 보통 '오염수'라고 부른다. 여기서 '다핵종 제거 설비' 등을 활용해, 방사성 물질을 환경에 방출 시 적용하는 규제 기준을 충족할 때까지 정화한 물은 'ALPS 처리수'다.

일본 정부가 '처리수'라고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2016년 11월부터 다핵종제거설비 등 오염수 관리에 관한 소위원회를 구성해 논의 및 검토를 진행해왔다.

햐이시 요시마사(오른쪽) 일본 외무상과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4일 일본 도쿄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또 IAEA가 언급한 '삼중수소'는 수소의 한 종류로, 방사선을 방출하는 방사성 물질이다. 도쿄전력은 삼중수소 농도는 방류지점 기준 물 1리터당 700베크렐(방사능측정단위)로 국제보건기구(WHO)의 음용수 기준 물 1리터당 1만 베크렐에 비해 크게 낮게 할 계획이다.

정부는 오염수 방출을 통해 배출되는 삼중수소가 건강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 15일 허균영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대응 범부처 태스크포스(TF) 기술검토위원장은 일일 브리핑에서 "불확실성을 아무리 고려해도 해양 터널을 통해 나온 삼중수소가 우리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범위에 들어오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인 허 위원장은 "병원에서 의료용 엑스레이를 찍으면 (방사선 노출량은) 0.1mSv 정도"라며 "일본 정부, 도쿄전력이 계획 중인 삼중수소가 희석된 채 해양 방출된 이후 이로 인해 생기는 피폭량은 0.00003mSv"라고 설명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일본이 방류할 예정인 오염수에 포함된 삼중수소에 대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샘플을 IAEA는 물론이고 전 세계 각지의 연구소에 보내 검증했고 모두에게서 문제없다는 결과를 받았다"며 "트라이튬(삼중수소)은 중국의 원전은 물론이고 한국, 미국 등 세계 많은 원전에서 예전부터 방류해왔고 새로운 일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