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사 거점형 백신허브, 태국서 신호탄…국영 제약사와 MOU
독감백신 생산기술 이전 계약 등 확장 도모
"지속가능한 성과 창출할 것"
SK바이오사이언스의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 사업이 태국에서 처음으로 성사됐다. 글로컬라이제이션은 백신 인프라가 미흡한 국가에 빠르게 연구개발(R&D) 및 생산 기반을 이식하는 사업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태국 정부 산하 국영 제약사인 GPO(Government Pharmaceutical Organization)와 태국 내 자체 백신 생산 및 개발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GPO는 태국의 보건 증진을 목표로 설립된 국영 제약사로, 1966년 설립 후 의약품 및 백신을 생산해 태국 내에 공급해왔다. 태국 공립병원에서는 의무적으로 의약품, 의료기구를 포함한 GPO 제품을 최소 60% 이상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태국 논타부리에 위치한 보건부에서 열린 체결식에는 오파스 칸카윈퐁 태국 보건부 사무차관, 민콴 수판퐁 GPO 대표, 전조영 태국 한국대사관 공사,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 김훈 SK바이오사이언스 글로벌 R&BD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날 맺어진 MOU는 SK바이오사이언스와 GPO가 중장기적으로 협력해 태국 및 아세안 지역에서 백신 자국화를 도모하고 새로운 팬데믹에 대응할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를 위해 양 기관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세포배양 독감백신 생산 기술을 태국에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기술이전 계약이 체결되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세포배양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의 완제 생산 기술을 GPO 소유 태국 백신 공장에 이전해 상업화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아울러 GPO는 SK바이오사이언스로부터 스카이셀플루 원액을 공급받아 완제로 생산하고 태국 내 허가 등 개발 절차를 마무리한 후 국가 접종 사업에 활용할 예정이다. 체결식에 함께 참석한 보건당국 및 유관기관도 보건 안보를 위한 SK바이오사이언스와 GPO의 협력을 적극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아세안 국가 가운데 가장 큰 의약품 시장 중 하나로 꼽히는 태국은 최근 고령화 추세 등에 따라 의약품에 대한 수요가 점차 커지고 있다. 태국 정부가 최근 의약품 산업 확대에 힘을 싣고 있어 시장 규모는 더욱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기관 스타티스타에 따르면 태국 의약품 시장은 2021년 2000억바트(약 7조4740억원)에서 2027년 2790억바트(약 10조4234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태국을 시작으로 아세안 지역에서 다수의 자체 개발 백신들의 생산 기술 이전 및 공급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태국 내 의약품 공급에 핵심적 역할을 하는 GPO와의 협력을 통해 태국 시장에 안착하고, 이후 시장을 확대해 인근 지역의 공중 보건 증진에 기여한다는 전략이다.
이날 체결식에 참석한 오파스 칸카윈퐁 태국 보건부 사무차관은 "이번 MOU는 태국 역사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SK바이오사이언스와 GPO의 파트너십은 태국 내 백신 접근성 증진과 백신 안보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콴 수판퐁 GPO 대표도 "양 기관의 협력으로 태국 내 백신 인프라가 크게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기술력과 GPO의 현지 인프라, 양국 보건당국의 제도적 지원이 만들 시너지는 글로벌 파트너십의 성공적 사례로 주목받을 것"이라며 "신규 시장 진출이라는 경제적 가치와 글로벌 공중 보건 증진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함께 창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조영 태국 한국대사관 공사도 "태국의 백신 자급률을 높이고자 하는 GPO와 SK바이오사이언스의 협력이 그 노력의 결실을 맺길 바란다"며 "한국 정부는 이번 협약이 다양한 백신 연구 개발의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자체 R&D 역량과 이를 바탕으로 구축한 글로벌 파트너십 등을 기반으로 글로컬라이제이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 측은 글로컬라이제이션 사업을 통해 기술력 및 인프라가 부족한 국가의 백신 공급 불균형 문제 해소에 기여하고 자체 개발한 백신의 새로운 판로를 개척해 가치 창출을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태국을 포함한 중동, 동남아 등 다양한 국가들에서 현지 정부 및 기업들과 본격적인 논의를 진행 중이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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