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한령 이후 대기업 中법인 매출 '반토막'…배터리·반도체만 성장

한예주 2023. 7. 5.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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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한령 등 한국 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압박이 본격화한 2016년 이후 국내 대기업의 중국 법인 매출이 6년새 13%가량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중국 매출이 급증한 국내 배터리, 반도체 관련 기업을 제외하면 국내 대기업의 중국 생산법인 매출액은 2016년 117조2300억원에서 지난해 73조4485억원으로 37.3% 쪼그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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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스코어, 국내 대기업 113곳 中법인 매출액 조사
매각·청산 국내 대기업 중국 법인 46곳 달해
현대차 등 자동차·부품 업종 감소 폭 가장 커

한한령 등 한국 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압박이 본격화한 2016년 이후 국내 대기업의 중국 법인 매출이 6년새 13%가량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배터리와 반도체를 제외하면 매출 감소 규모는 약 40%로 늘어난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는 국내 500대 기업 중 중국 생산법인 실적을 공시한 113곳을 대상으로 중국 한한령 등이 본격화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매출액을 조사해 5일 밝혔다.

이들 기업의 지난해 합산 매출액은 총 111조424억원으로, 2016년(127조7292억원) 대비 13.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중국 매출이 급증한 국내 배터리, 반도체 관련 기업을 제외하면 국내 대기업의 중국 생산법인 매출액은 2016년 117조2300억원에서 지난해 73조4485억원으로 37.3% 쪼그라들었다.

2016년 이후 중국 생산법인 매출 감소액 상위 10개사. [사진제공=CEO스코어]

중국 생산법인 매출이 가장 많이 감소한 곳은 현대차였다. 현대차 중국 법인인 '북경현대기차'의 매출액은 2016년 20조1287억원에서 지난해 4조9003억원으로 무려 75.7%(15조2284억원) 급감했다. 국내 기업 중 10조원 이상 매출이 감소한 업체는 현대차 중국 법인이 유일하다.

같은 기간 기아의 중국 법인 '강소열달기아기차' 매출도 9조7996억원에서 1조8835억원으로 80.8%(7조9161억원) 급락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기아의 중국 생산법인 매출은 6년 새 5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이는 국내 부품 업체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현대모비스의 중국 생산법인 매출은 1조7051억원으로, 2016년(8조8746억원)과 비교해 80.8% 급감했다. 현대트랜시스(-55.1%), 현대위아(-62.7%), 성우하이텍(-71.4%), 현대케피코(-74.3%) 등도 중국 생산법인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중국 스마트폰과 가전 부문의 위축으로 2016년 17조1236억원이던 중국 생산법인 매출이 지난해 9조6798억원으로 43.5% 줄었다. 2021년 후이저우 공장을 청산한 것이 매출 감소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디스플레이 중국 법인 매출도 2016년 10조7831억원에서 지난해 5조4035억원으로 49.9% 급감했다.

이처럼 과거 중국에서 강세를 보였던 국내 자동차, 전자 대표 기업들이 중국에서 설 자리를 잃고 있지만, 배터리와 반도체 등은 중국 내 시장 확산으로 성장세를 기록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K-배터리 3사는 중국에서 역대급의 실적을 터트렸다.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중국 법인 매출액은 12조8458억원으로, 2016년(2조4167억원) 대비 431.6% 급증했다. 같은 기간 삼성SDI 중국 법인 매출도 9298억원에서 5조4250억원으로 6년 새 483.5% 확대됐다. 이차전지를 생산하는 삼성SDI의 톈진 생산법인은 2558.7%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2019년 중국에 신규 법인을 설립한 SK온 역시 지난해 2조97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반도체 매출도 성장했다. 삼성전자의 중국 내 반도체 생산법인 중 하나인 시안법인(SCS)의 매출액은 2016년 4조1521억원에서 지난해 9조6798억원으로 133.1% 증가했고, SK하이닉스의 중국 생산법인 매출액도 2016년 3조6억원에서 지난해 7조5454억원으로 151.5% 늘었다.

이밖에 LG화학(179.4%)과 LG디스플레이(38.7%), 효성티앤씨(182.3%), HD현대인프라코어(138.1%), 삼성전기(21.0%) 등의 중국 법인 매출도 성장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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