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팔트 더위 같은 세상사를 잊고 여름 숲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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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더위를 예고하는 계절이 시작되었다.
여름 날씨는 숨 막힐 것처럼 뜨겁지만 나무가 드리운 그늘이나 스치는 바람에 느껴지는 행복감도 그만큼 크다.
뭉게구름이 한껏 피워 오르는 여름날, 이곳은 울창한 숲과 짙은 녹음을 이루는 나무들과 새소리로 둘러싸인다.
아스팔트 더위 같은 세상사를 잠시라도 잊고 숲속 여름에 빠지고 싶은 이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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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은]
역대급 더위를 예고하는 계절이 시작되었다. 여름 날씨는 숨 막힐 것처럼 뜨겁지만 나무가 드리운 그늘이나 스치는 바람에 느껴지는 행복감도 그만큼 크다.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는 바람에 일렁이는 나뭇잎 소리처럼 청량하고 평온한 소설이다.
▲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
ⓒ 참여사회 |
이 소설의 또 다른 주인공은 다름 아닌 이 여름 별장이다. 뭉게구름이 한껏 피워 오르는 여름날, 이곳은 울창한 숲과 짙은 녹음을 이루는 나무들과 새소리로 둘러싸인다. 별장의 마룻바닥과 계단, 오래된 서고와 테이블, 식당과 침실 그리고 창 너머 풍광마저 모두 진한 고동색의 윤기와 냄새가 배어 있다.
주변과 어우러진 건축을 추구하는 무라이 선생과 이 별장은 닮은꼴이다. "나눗셈의 나머지 같은 것이 없으면 건축은 재미가 없지. 사람을 매료시키거나 기억에 남는 것은 본래적이지 않은 부분일 경우가 많거든. 그 나눗셈의 나머지는 계산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야. 완성되고 나서 한참 지나야 할 수 있지"라는 선생의 읊조림이 알려주는 것처럼 말이다.
이 소설에서 자주 언급되는 건축가와 그들의 건축물을 찾아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이다. 무라이 선생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건축가 요시무라 준조(吉村順三, Yoshimura Junjo)와 그의 제자로 알려진 김수근의 이야기, 무라이 선생이 사사받은 것으로 설정된 미국의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rank Lloyd Wright')와 그가 설계한 '폴링워터'(낙수장)와 '구겐하임 미술관' 그리고 건축교육 공동체 '탈리에신', 스웨덴 건축가 에릭 군나르 아스풀룬드(Erik Gunnar Asplund)의 '스톡홀름 도서관'과 '숲의 묘지'까지.
나는 운 좋게도 폴링워터와 구겐하임 미술관에 가 본 적이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아는 것이 없어서 보는 눈도 없었다"는 탄식이 절로 나왔다. 아스팔트 더위 같은 세상사를 잠시라도 잊고 숲속 여름에 빠지고 싶은 이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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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글 박정은 정책위원장. 이 글은 참여연대 소식지 <월간참여사회> 2023년 7-8월호에 실립니다. 참여연대 회원가입 02-723-4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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