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만해?] '보 이즈 어프레이드' 아리 에스터 감독, 더 기묘하게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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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신작 '보 이즈 어프레이드'는 가장 아리 에스터의 내면이 가장 많이 반영된 영화로, 스스로 "지금까지 영화 중 가장 나다운 작품"이라고 자부했다.
영화는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보, 사고 난 보를 보살펴주는 부부, 보가 꿈꿔온 미래, 그리고 엄마의 집 등 공간에 따라 챕터가 나뉜다.
전개가 불친절하고 현실과 상상력을 예고 없이 오가기 때문에 논리적으로 이해하기 보다는 그저 보가 일치된 아리 에스터 감독의 발걸음을 따라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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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신작 '보 이즈 어프레이드'는 가장 아리 에스터의 내면이 가장 많이 반영된 영화로, 스스로 "지금까지 영화 중 가장 나다운 작품"이라고 자부했다. '보 이즈 어프레이드'라는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 듯 중의적 표현이 담겼다. 주인공 보(호아킨 피닉스 분)가 두려워하는 것에 대한 고백이자, '보이'에서 즉 어른이 되지 못한 소년에서 머물고 있는 보의 이야기도 하다.
중년 남성인 보의 미성숙한 정서의 뿌리는 엄마다. 사업가로 성공한 엄마는 일찍 죽은 아빠 없이 보를 홀로 키워왔고, 부족함 없이 사랑과 경제적인 여건도 지원했다. 다만 보는 아빠를 죽음에 이르게 한, 유전병, 즉 평생 여자와 관계를 갖지 않고 살아야 한다는 당부를 들으며 살아왔다. 그리고 지금까지 엄마의 간섭 혹은 사랑의 크기는 소년일 때와 비슷하다. 엄마는 다 큰 아들에게 아무렇지 않게 "아가"라고 부르고 있다.
오랜 만에 엄마의 집으로 향하기로 한 전날, 보는 이웃 때문에 잠을 설쳐 늦잠을 자버렸다. 허둥거리며 준비하다 짐은 도둑맞고 열쇠를 잃어버린다. 이 순간 보가 가장 걱정하는 건 잃어버린 짐도 아니고, 놓쳐버린 비행기 티켓도 아니다. 엄마에게서 떨어질 불호령이다. 휴대폰 최근 기록에서 엄마의 이름을 보는 보의 심정이 착찹하다. 역시나 엄마에게 조심스레 사정을 말했지만 돌아온 건 냉정한 반응이다.
스트레스를 받은 보는 자신의 정신상담 주치의가 처방해 준 약을 삼킨 순간 "말과 꼭 함께 복용하라"라는 말을 떠올린다. 집 안에는 물 한 병이 없고, 집은 단수다. 집 앞에 마트에서 물을 사와야하는데, 집 밖은 부랑자들로 가득차 자신의 신변이 위험하다. 그렇게 물을 먹기 위해 집 밖을 나선 순간부터 보의 기이하고 끔찍한 여정이 예고됐다. 다음 날 엄마는 떨어진 샹들리에에 머리가 잘려나갔다는 전화를 받은 보는, 이제 진짜 엄마의 집으로 향해야 한다.
보가 엄마에게 가는 여정은 결코 쉽지 않다. 갖가지 위험과 유혹이 도사리고 있다. 영화는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보, 사고 난 보를 보살펴주는 부부, 보가 꿈꿔온 미래, 그리고 엄마의 집 등 공간에 따라 챕터가 나뉜다. 분위기와 공기도 같은 영화인가 싶을 정도로 달라지며 아리 에스터 감독이 펼쳐놓는 기이한 판타지와 상상력에 압도된다.
전개가 불친절하고 현실과 상상력을 예고 없이 오가기 때문에 논리적으로 이해하기 보다는 그저 보가 일치된 아리 에스터 감독의 발걸음을 따라가면 된다. 보의 공포와 불안한 심리가 만들어낸 기묘한 판타지가 이내 블랙 코미디와 맞닿아 있다는 걸 깨닫는 지점은 그리 늦지 않다.
드디어 엄마의 집에 도착하고, 기가 막힌 퍼즐이 맞춰지는 순간, 정말 보가 두려워 한건 엄마였을까, 엄마의 그늘 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자신이었을까라는 질문이 따라온다.
물은 보를 위협하는 요소로 등장한다. 물 없이 먹지 말라는 약을 먹고 뛰쳐나가거나, 과거 어린 아이였을 때 엄마에게 아빠의 존재를 묻는 모습을 욕조에서 바라보는 환영을 자주 목격하기도 한다. 또 마지막 보의 운명이 결정되는 장소도 물 위다.
엄마에게서 벗어나고 싶어했지만, 죽기 직전까지 엄마만을 외치는 보의 모습에서 결국 원점을 보게 된다. '보 이즈 어프레이드'는 아리 에스터 감독의 말처럼 블랙코미디가 맞다. 러닝타임 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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