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입주 지연에 관리비 갈등까지…강남 마지막 지식산업센터 '법적 분쟁'

김민영 2023. 7. 5.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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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마지막 지식산업센터 '엑슬루프라임'
입주지연에 중도금 이자 지원 등으로 갈등
평당 2만원 관리비 폭탄에…수분양자들 입주 집단 거부

입주 지연 사태를 겪으며 시행사와 수분양자 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서울 강남구 자곡동에 위치한 지식산업센터 '엑슬루프라임'이 이번에는 관리비 폭탄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관리비가 다른 지식산업센터보다 3~4배 많게 책정돼 수분양자들이 입주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행사 측은 관리비 계약서와 관리규약에 서명하지 않으면 키 불출을 하지 않겠다고 맞서고 있어 15명의 수분양자가 현재 법정 소송을 벌이고 있다.

4일 기자가 찾은 엑슬루프라임 1층은 지난 5월 가장 먼저 입주했다는 부동산 한 곳을 제외하면 텅텅 비어있었다. 약국과 가정의학과가 들어설 예정이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지만, 입주를 위한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하고 있거나 인테리어가 완료된 호실은 전무했다. 엑슬루프라임은 서울 강남의 마지막 지식산업센터로 강남에서 단 3개 밖에 없는 지식산업센터 중 한 곳이다. 2020년 6월 지하 4층~지상 10층, 연면적 4만3115㎡ 규모로 총 249호실이 공급됐다. 3.3㎡당 분양가는 2000만~2500만원으로 높은 편에 속했지만, 실수요자와 투자자의 관심을 끌며 1층부터 4층은 완판되기도 했다.

서울 강남구 자곡동의 지식산업센터 엑슬루프라임. 지난 4월28일부터 입주가 진행됐으나 현재 1층은 부동산 한 곳을 제외하고 텅텅 비어 있다.

하지만 입주 지연, 중도금 이자 지원 등으로 수분양자와 시행사 간 갈등이 불거지면서 4일 현재 열쇠까지 불출 받은 입주사는 4곳뿐이다.

이러한 갈등이 봉합되기도 전에 이번에는 시행사가 건물관리 위탁 업체를 선정하는 과정과 위임한 임시 업체가 책정한 관리비를 두고 일부 수분양자들이 반발하면서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김정민 엑슬루프라임 분양자 대표는 "관리위탁업체를 선정하려면 구분소유자들 동의율 50%와 면적요건 50%를 충족해야 하며, 총회를 통해 관리인을 선임한 뒤 관리위탁업체에 용역을 주면 된다"며 "이러한 적법한 절차 없이 시행사가 자회사(스마트라이프)를 만들어 관리규약에 동의하라고 강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분 소유자 또는 수분양자들의 임시관리단은 엑슬루프라임은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는 건물로 법에서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건물에 맞는 관리단의 구성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관리단 총회를 통한 관리인을 선임해서 관리 규약을 설정해야 하는데 현재 시행사에서 선임한 스마트라이프는 이러한 과정을 건너뛰고 일방적인 관리 규약을 만들어 수분양자들의 사인만 강요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행사 측은 이 관리규약에 서명하지 않으면 키 불출을 하지 않겠다고 통보해 수분양자들은 잔금을 치르고도 키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강남 엑슬루프라임 관리계약서를 나와 있는 관리비 상세 내용. 평당 2만원을 부과한다고 명시돼 있다.

더구나 이렇게 건물 관리를 위임받은 스마트라이프가 제시한 관리비가 폭탄 수준이라는 점은 갈등을 더욱 키웠다. 엑슬루프라임 관리계약서를 보면 고품격 첨단 지식산업센터로써 효율적이고 원활한 운영관리에 필요한 비용을 위해 해당하는 달 관리비를 당월 15일에 평당 2만원(부가세 별도)을 기준으로 하는 금액을 청구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통상 지식산업센터는 산업전기를 쓰는 데다 유동 인구가 많아 수도, 전기 사용량이 많은 상가나 다른 오피스보다 관리비가 저렴하다. 평당 평균 관리비가 5000~8000원 선이다. 엑슬루프라임 바로 옆에 위치한 지식산업센터 에이스타워만 해도 평당 관리비는 5000원이다.

입주자들이 일반적인 지식산업센터보다 관리비가 높게 책정된 점을 항의하자 시행사 측에서는 등록 차량 대리주차 무료서비스, 등록 차량 무료 세차 서비스, 호텔식 안내 서비스 등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하지만 입주자들은 프리미엄 서비스는커녕 기본적인 냉난방 시설조차 작동하지 않는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3층을 분양받아 이날 입주했다는 박재우씨는 "수분양자의 동의 없는 독단적인 프리미엄 서비스는 필요 없다"며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해놓고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날씨에 에어컨 가동도 아직 안 된다는 것이 말이 되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1층에 입주한 A씨는 "현재 공용 면적에만 에어컨이 가동되고 있고 냉방장치 가동을 위한 시운전도 오늘에서야 진행됐다"며 "본격적으로 무더워진 2주 전부터 상담하러 온 손님들이 더위를 못 참고 나가는 경우도 있다"고 토로했다.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강남구청은 엔티사업과 면담을 주선해 이자 경감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평당 2만원의 관리비를 과다 청구한 부분도 시행사와 협의해 바로잡을 예정이다. 4층을 분양받았다는 입주자 B씨는 "불법적인 규약에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에 서울시 표준관리규약규칙을 준용한다는 서울시 의견을 시행사에 전달했다"며 "이자 경감 방안 등 시행사 입장이 정해지면 구성원 전체를 대표하는 정식관리단과 만나 이를 구체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한 입장을 듣고자 엔티산업 측에 연락했지만, 회사 관계자는 "언론과 인터뷰하지 않겠다"며 답변하지 않았다.

[반론보도] 「[르포]입주 지연에 관리비 갈등까지…강남 마지막 지식산업센터 '법적 분쟁'」 관련

본 신문은 지난 7월 5일 부동산 섹션에 「[르포]입주 지연에 관리비 갈등까지…강남 마지막 지식산업센터 '법적 분쟁'」이라는 제목으로 입주지연, 중도금 이자 지원 등의 갈등 및 평당 2만원 관리비 폭탄으로 수분양자들이 입주를 집단 거부했다고 보도하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시행사 측에서는 “평당 2만원의 관리비는 등록차량 에 대한 무료대리주차와 무료세차, 호텔식 안내서비스 등 타 지식산업센터와 차별화된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책정한 것이므로 관리비 금액만을 가지고 타 지식산업센터와 단순하게 비교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고, 현재 시공사가 현장에서 하자에 대한 접수받아 보수하고 있으며, 27개 호실이 입주를 마쳤다”는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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