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가운 햇살에 ‘울긋불긋’… 햇빛 알레르기 피하려면 [Q&A]

박선혜 2023. 7. 5.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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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 임형택 기자

뜨겁게 내리쬐는 여름 햇살 아래 무더위보다 더 큰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것이 있다. 바로 알레르기 증상이다. 반팔을 입고 싶어도 햇빛만 닿으면 두드러기가 올라오고 가렵다보니 한 여름에도 긴팔 신세다. 여름을 두렵게 만드는 ‘햇빛 알레르기’,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오상호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교수에게 물어봤다. 

Q. 햇빛 알레르기는 왜 생기는 걸까

아직까지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햇빛 알레르기는 태양광선 노출 후에 가려움 또는 따가움을 동반한 홍반, 두드러기, 물집 등이 생기는 증상을 통칭한다. 의학적으로는 면역학적 기전에 의해 나타나는 광피부질환, 약물에 의한 광과민질환 그리고 햇빛에 의해 기존 피부질환이 악화되는 경우가 있다. 엄밀히 말하면 기존 피부질환이 악화되는 경우는 햇빛 알레르기라고 볼 수 없다. 

Q. 구체적인 증상은 무엇인가

광피부질환의 종류에 따라 증상이 다르다. 다형광발진은 가장 흔한 광피부질환으로 태양광선에 노출된 후 수 시간 뒤 심한 가려움증을 동반한 홍반, 구진, 물집 등이 나타난다. 주로 겨울에 감춰져있던 목, 가슴, 팔 부위 등에 잘 생긴다. 태양광선 노출을 피하면 1~2주에 걸쳐 흉터 없이 소실된다. 젊은 여성에게 흔히 발생한다.

만성광선피부염은 두 번째로 흔한 광피부질환으로 이마, 광대, 손등 같이 햇빛에 노출이 잘 되는 부위를 중심으로 가려움이 심한 습진이 지속된다. 홍반, 각질, 태선화 등도 생길 수 있다. 중년 남성에서 주로 나타나며 1년 내내 증상이 이어진다. 특히 여름에 증상이 심해지면서 목이나 귀 뒷부분처럼 햇빛에 노출되지 않는 부위까지 두드러기가 번지기도 한다. 

일광두드러기는 태양광선에 노출된 뒤 수 분 안에 가려움증을 동반한 두드러기가 발생하고, 햇빛을 피할 경우 1~2시간 이내에 병변이 가라앉는 것을 볼 수 있다. 

Q. 완치는 불가능한 걸까

광피부질환들은 유병기간이 긴 편이다. 32년간 장기 추적 관찰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다형광발진 환자의 75%가 시간이 지나 증상이 호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광선피부염은 10년 안에 환자 약 20%에서 증상이 개선됐고, 일광 두드러기는 25%가 호전됐다고 알려진다. 다만 완치 개념은 아니며 평생 악화와 호전을 반복할 수 있다. 

대개 만성적으로 지속되기 때문에 햇빛을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 약물, 식물 추출물 등 이미 알려진 광독성·광알레르기성 물질을 피하는 것이 좋다. 햇빛 회피가 어려운 환자들은 늦겨울 또는 초봄에 자외선을 이용한 광선치료를 통해 피부에 내성 효과를 유도해 질환 발생을 예방하기도 한다.  

Q. 여름에만 조심하면 괜찮은가

광피부질환은 겨울 동안 감춰져 있던 피부가 드러나고, 햇빛이 강해지기 시작하는 봄부터 초여름에 흔히 일어난다. 하지만 질환마다 차이는 있다.

다형광발진의 경우 오히려 여름에는 반복적인 노출을 거치면서 생긴 내성 효과로 인해 호전되는 양상을 보이는 만큼 봄부터 햇빛 노출을 주의해야 한다. 일광 두드러기는 파장이 짧은 자외선B(UVB)보다는 피부 속까지 깊숙하게 침투하는 자외선A(UVA) 등이 원인인 경우가 많아 계절에 크게 상관없다. 그늘이나 구름이 있을 때도 발생한다. 

Q. 선크림으로 충분히 예방되나

일반적인 자외선차단제는 자외선A, 가시광선까지 충분히 차단하기 어렵다. 따라서 광과민질환이 의심되는 경우 자외선A까지 차단할 수 있는 선크림을 사용하고, 2~3시간 간격으로 덧바르는 것이 권장된다. 

햇빛 알레르기로부터 피부를 지키기 위해서는 태양광선이 강한 오전 10시~오후 4시까지 외출을 자제하고 그늘을 찾아야 하며 양산과 챙이 넓은 모자, 팔 토시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유리창도 가시광선과 자외선A는 차단하지 못하기 때문에 실내에서도 피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필요 시 자외선차단 필름 등을 이용해 볼 수 있다.

Q. 햇빛 알레르기 예방·완화에 좋은 음식이 있다면

비타민C, 비타민E, 셀레늄, 폴리페놀 등과 같은 항산화 성분이 광손상을 줄일 수 있다고 하나 아직 검증된 바는 없다. 대신 항산화 및 항염증 효과를 보이는 리코펜(lycopene), 베타카로틴(β-carotene), 락토바실러스(Lactobacillus johnsonii) 등이 함유된 음식이나 영양보충제 복용은 어느 정도 효과가 있어 고려해볼 만하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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