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미사일은 박수받았고 佛전차는 망신당했다...희비 갈린 무기
우크라이나 대반격이 이뤄진 지난 한 달 동안 서방이 지원한 무기의 우수성이 증명되고 있다. 최근 가장 주목을 받는 건 영국이 제공한 장거리 순항 미사일 ‘스톰 섀도’다.
대반격 게임체인저 '스톰 섀도'
미국 군사 매체 워존은 지난 2일(현지시간) 스톰 섀도가 목표물에 명중해 폭발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소셜미디어(SNS)에서 화제가 됐다고 전했다.
당시 러시아군은 스톰 섀도를 발견하고 대공방어망을 가동했으나 요격하지 못했다. 매체는 “러시아군이 스톰 섀도를 감지할 수는 있으나 이를 추적해 요격하는 건 또 다른 문제임을 보여준다”며 사실상 스톰 섀도를 막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벤 월러스 영국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영국 하원에 출석해 "우크라이나군이 거의 정확하게 스톰 섀도를 목표물에 타격하고 있어 전장에서 상당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며 "주로 러시아 군대의 병참과 지휘 통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영국으로부터 스톰 섀도를 지원받은 우크라이나는 이 미사일을 자국내 러시아 점령지 후방에 있는 주요 인프라와 탄약고 등을 공격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1일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남동부 자포리자주(州) 베르단스크 인근 러시아 헬리콥터 기지, 남부 헤르손주와 크림반도를 잇는 다리, 동부 루한스크 지역 등을 공격할 때 스톰 섀도를 동원한 것으로 보인다.
스톰 섀도를 지원받기 전 우크라이나 군은 주로 미국이 지원한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으로 후방 시설을 타격했다. 그러나 하이마스의 사거리는 80㎞ 정도에 그쳐 공격에 한계가 있었다.
군사 전문가들은 스톰 섀도를 피하기 위해 러시아군이 탄약고와 지휘통제시설 등을 최전선에서 더 멀리 옮겨야 해, 러시아의 병참 시스템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과 프랑스가 공동 개발한 스텔스 순항 미사일 스톰 섀도는 전투기에서 발사되며, 사정거리가 250㎞를 초과하는 장거리 미사일이다. 러시아가 2014년에 합병한 크림반도는 물론 러시아 남부 본토까지 닿을 수 있다.
스톰 섀도는 적의 레이더 탐지를 피해 낮은 고도까지 떨어진 뒤 표적을 찾아가 요격하기가 쉽지 않다. 비용은 한 기당 254만 파운드(약 42억원)로 알려졌다.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스톰 섀도를 몇 기나 보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영국은 지난해 2월 말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되기 전까지 약 822개의 스톰 섀도를 보유하고 있었다.
미국이 지원한 ‘미사일 잡는 미사일’ 지대공 방공 체계 패트리엇도 우크라이나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군의 대반격을 저지하기 위해 수도 키이우 등에 수시로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kh-47)과 드론을 쏘는데 패트리엇이 막아냈다.
킨잘을 13개나 막아낸 제96대공미사일여단 사령관 세르히 야레멘코 대령은 지난달 28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으로부터 영웅 칭호를 받았다. 패트리엇 미사일 방어체계는 최대 8개의 발사대를 비롯한 발전 장비 등으로 구성되며, 발사대마다 미사일 요격체가 4개씩 들어있다. 비용은 최대 11억 달러(약 1조4000억원)로 추정된다.
지뢰밭 이긴 美 브래들리 장갑차
서방에서 보내준 장갑차의 활약상도 관심을 끌고 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의 반격에 대비해 남부와 동부 전선 곳곳에 지뢰를 촘촘히 설치해놨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우크라이나 영토 20만㎢(한반도 면적 약 22만㎢)에 걸쳐 지뢰를 깔아놓은 탓에 진격이 쉽지 않다"고 말했을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도 우크라이나군이 꾸준히 진격하는 건, 미국산 M2 브래들리 보병전투차량(IFV) 장갑차와 핀란드산 시수 XA-180 장갑차 등이 지뢰에도 끄떡없기 때문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대반격 초기 자포리자주 최전선에 나간 우크라이나 군인 2명은 미국 ABC뉴스와 인터뷰에서 "브래들리 덕분에 지뢰밭과 포탄 공격에서 살아남았고, 한 명만 뇌진탕이 생겼다"면서 "우리가 소련제 장갑차를 사용했다면 모두 죽었을 것"이라고 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장갑차 중 하나로 평가받는 브래들리는 특정 철갑탄과 로켓 추진 수류탄 등 다양한 탄약에 대한 방어에 강하다. 아울러 25㎜ 기관포와 토우(TOW) 대전차 미사일로 무장했다. 지난 1991년 걸프전 당시 이라크군의 소련제 T-72 전차 다수를 격파해 '전차 킬러'로 불린다. 1대당 435만 달러(약 57억원)로 추정된다.
핀란드산 시수 장갑차도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3개 지뢰의 폭발에도 살아남았다고 핀란드 일타레흐티가 전했다. 수차례 지뢰 폭발 후에도 별다른 손상이 없는 사진이 SNS에 올라와 시수 장갑차의 방호력이 알려졌다.
프랑스 경전차 방호력 취약
반면 프랑스가 제공한 AMX-10RC 경전차는 방호력이 취약해 현지에서 실망하고 있다고 AFP통신이 지난 2일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의 한 사령관은 "장갑의 두께가 얇아 차량 근처에서 폭발한 포탄 파편이 AMX-10RC를 그대로 관통해 승무원 4명 전원이 사망한 사례가 있었다"면서 "최전선 공격에는 비실용적이고 불필요하다"라고 평가했다.
프랑스 국방부에 따르면 AMX-10RC는 전투 중량이 20t 정도로 프랑스 주력 전차 르클레르의 3분의 1 수준이다. 기동성이 뛰어나고 105㎜ 포를 장착하고 있으며 보병의 사격을 막아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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