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구루 "한국 잘하는 데서 기회 찾아라"…그가 말한 산업들

김인경 2023. 7. 5. 05: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앤드루 응

100여 년 전 전기가 세상을 밝혔듯, 이젠 AI가 우리의 삶을 통째로 바꿀 겁니다. ‘AI 구루’ 앤드루 응 스탠퍼드대 겸임교수의 말입니다. 방한을 앞둔 그를 화상으로 인터뷰했습니다. 그는 한국을 ‘기술업계 수퍼파워’로 성장할 나라로 평가했습니다. 왜일까요?

인공지능(AI) 4대 구루(guru·스승)로 꼽히는 앤드루 응 미국 스탠퍼드대 겸임교수는 지난달 23일 중앙일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AI를 전기에 비유했다. 전기 같은 범용 기술로서 AI가 산업을 혁신할 것이라는 의미다.

앤드루 응 교수는 구글에서 딥러닝 기술 연구팀(구글브레인)을, 중국 바이두에서 1300명 이상의 AI 그룹을 이끌며 딥러닝 기술 개발에 깊숙이 관여했다. 교육에도 관심이 깊다. 2011년 대규모 온라인 공개강좌(MOOC) 서비스인 코세라를 공동 설립해 전 세계 MOOC 열풍을 주도했다.

온라인 머신러닝 강좌에 참여한 수강생만 약 800만 명에 달한다. 2017년에는 제조업의 AI 전환을 돕는 스타트업 랜딩AI를 직접 창업했고 AI 스타트업 투자 펀드도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산업·투자와 연구·교육 사이를 오가며 종횡무진으로 움직이는 그는 오는 20일 1박2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아 국내 AI 연구자와 기업, 투자자 등을 만날 예정이다. 다음은 앤드루 응 교수와의 일문일답.

김영옥 기자

Q : 곧 방한한다. 한국의 AI 산업에 대해 평가한다면.
A : “한국은 항상 기술 강국이었고, 특히 반도체 제조업에서 강력한 역할을 해 왔다. AI 업계에서 현재 일어나는 혁신의 중심에는 반도체가 있다. 그렇기에 한국은 기술업계 수퍼파워(tech superpower)로 성장할 기회를 가진 국가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Q : 자본력이 강한 빅테크가 절대적으로 유리하지 않나.
A : “기술 혁신기에는 새로운 기업이 두각을 나타내는 사례도 많다. 인터넷 초기에 스타트업이던 구글과 아마존이 큰 성공을 거뒀다. AI는 새로운 플레이어, 다양한 국가에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Q : 스타트업은 AI 서비스를 위한 데이터를 확보하기도 쉽지 않다.
A : “‘데이터 중심 접근 방식(data-centric AI)’을 권한다. 데이터는 양이 아닌 품질이 중요하다. 그러면 AI 시스템은 아주 적은 데이터 세트로도 돌아간다. 결함 있는 AI 모델을 쓰는 대신, 정확한 제품 데이터로 훈련시켜 결함을 찾는 식이다.”

Q : 한국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A : “한국이 원래 잘하는 분야부터 보는 게 합리적이다. 자동차·제조·전자 등 한국이 이미 잘하는 산업에 AI를 결합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다.”

Q : AI에 대한 규제 논의도 활발하다. 어떤 규제가 필요한가.
A : “좋은 규제란 투명성을 더 많이 요구하는 규제다. 규제 당국이 (AI에 대해) 이해해야 비로소 규제를 올바르게 정립할 수 있는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Q : AI 기술 교육에 힘을 쏟은 이유는.
A : “AI는 우리 삶을 훨씬 낫게 만드는, 강력한 기술이다. 따라서 더 많은 사람이 AI에 접근하고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내 지론이다. 개인·사회·인류 그리고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AI를 가르쳐야 한다.”

Q : 기술의 접근성을 높이면 어디에 도움이 될까.
A : “AI는 범용 기술이다. 특정 목적에만 쓰이는 게 아니라 전기처럼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 온라인 광고부터 의료 진단, 학생 코칭 시스템, 금융, 비용 절감 등. 이런 도구를 쓸 줄 아는 인력이 사회에 충분히 있어야 한다.”

Q : 일반인공지능(AGI·인간을 대체할 만한 기계 지능)은 언제쯤 현실이 될 수 있다고 보나.
A : “아마 30년은 걸릴 거다. 기술적 과제가 아직 많다. 현재의 AI는 장기 기억을 갖거나, 계획을 짜거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한다. 물론 인간지능과 AI를 비교하는 게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AI 연구자들은 ‘인간보다 더 똑똑한’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Q :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게 있다면.
A : “AI 투명성, 그리고 AI 접근성이다. 이 두 가지가 보장돼야 소수의 기업만 (AI로 인한) 보상을 독식하지 않고, 사회 전체가 그 보상을 널리 분배할 수 있다.”
앤드루 응 교수는 방한 첫날인 20일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행사에 참석한다. 다음 날엔 카카오를 방문해 개발자들과 간담회를 한다. 틈틈이 산학계 인사들과 국내 투자자들과도 교류할 예정이다.

김인경 기자 kim.inkyoung@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